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9-10-29 14: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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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이 프로야구단 키움히어로즈를 통한 마케팅효과에 힘입어 주식거래 플랫폼시장에서 우위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29일 키움증권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키움히어로즈가 결승전까지 올라가는 등 좋은 성적을 낸 것을 두고 매우 흡족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
키움히어로즈가 키움증권과 손을 잡은 첫 해부터 3위로 정규시즌을 마친 데 이어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성적을 유지해 히어로즈 팀 역사상 두 번째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서 100억 원대 이상의 마케팅효과를 얻었다는 내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키움증권이 매년 100억 원대의 마케팅비용을 프로야구단 후원에 쓰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우려 섞인 시선이 많았다.
키움증권은 매년 100억 원을 들여 5년 동안 히어로즈의 정규 후원사를 맡는 계약을 지난해 말 맺었다.
그동안 키움증권의 연간 광고선전비가 97억 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 해 광고비용을 야구단 마케팅에 ‘올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지난해 말 이장석 전 서울히어로즈 대표이사가 횡령 및 배임혐의로 기소된 데다 히어로즈의 일부 핵심선수들이 성폭행 혐의를 받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키움증권이 30~40대의 주식투자자 위주의 고객층을 일반대중으로 넓히기 위해 프로야구단 마케팅을 선택했지만 히어로즈 이미지가 안 좋아지면서 덩달아 키움증권이 역풍을 맞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키움히어로즈가 이번 시즌에서 성적을 잘 내면서 경기횟수가 많아지자 브랜드 인지도가 덩달아 올라갔다는 평가가 많아지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승까지 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키움이라는 브랜드가 경기 내내 노출되는 효과를 감안하면 키움증권이 얻는 홍보효과는 마케팅비용 그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이번 키움히어로즈로 인한 마케팅 효과로 ‘영웅문’ 등 기존에 운영하고 있던 주식거래 플랫폼에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데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투자자의 주식거래 플랫폼시장에서 확고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증권사 사이의 디지털금융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규고객 유치에 더욱 신경을 써야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프로야구가 예전과 달리 2030세대 위주의 젊은 층으로부터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이제 막 주식투자를 시작하려는 ‘주린이(주식투자 초보자를 일컫는 말)’를 상대로 키움증권이 브랜드 홍보효과를 누리는 데 힘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식거래 플랫폼을 사용하는 투자자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앱을 굳이 바꾸려고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키움증권은 이미 주식거래 플랫폼으로는 확고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