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이 D램가격 하락 때문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박 사장은 D램가격 하락이 3분기까지 이어져 SK하이닉스 실적개선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기업이 메모리 3위 업체인 마이크론에 인수를 제안하는 등 메모리반도체 업계에 다시 치킨게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점도 박 사장에게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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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SK하이닉스 주가는 14일 전날보다 6.66% 떨어진 3만78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최근 들어 D램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부진 전망에 고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매출의 80% 가량을 D램사업에서 올리고 있다.
증권가는 D램가격 하락이 당분간 이어져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뿐 아니라 3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어규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PC와 스마트폰 수요부진으로 메모리 가격 하락폭이 확대돼 SK하이닉스가 2분기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올해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D램가격 상승과 아이폰 부품공급으로 4분기는 돼야 영업이익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다가 중국의 반도체 육성 정책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치킨게임이 일어날 가능성도 떠오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중국 칭화유니그룹은 미국 마이크론에 공개적으로 인수를 제안했다. 칭화유니그룹은 중국 칭화대학교 산하의 국유기업이다. 주로 반도체 칩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세계 메모리 반도체시장 3위 기업이다. 만약 중국기업이 마이크론을 인수하고 공격적 투자로 규모를 키우면 시장경쟁이 한층 더 심화할 것이 명확하다.
증권 전문가들은 칭화유니그룹의 인수제안이 SK하이닉스의 주가급락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실제로 인수가 일어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대 업체가 D램 업계를 과점한 것을 고려하면 칭화유니그룹이 제시한 19.3%의 경영권 프리미엄 정도로 마이크론 주주를 설득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마이크론이 미국 국방부와 항공우주국을 위한 특수 메모리반도체도 만들고 있어 정치적 요소도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중국이 반도체산업을 육성하는 데 박차를 가하면서 중장기적으로 메모리반도체업계에 치킨게임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정부는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해 앞으로 10년 동안 1조 위안(약 180조 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기업인 BOE는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최근 반도체 사업부를 신설하고 메모리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인수 가격이 낮고 미국의 외국인 투자위원회(CFIUS)가 마이크론이 중국 기업에 인수되는 것을 허용할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며 “그러나 중국의 반도체 사업 진출 가능성은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