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올해 수주부진으로 고전해 왔다. 박 사장은 직접 세계 선주들을 만나러 다니며 수주에 힘을 쏟아왔으나 수주 목표 달성은 어려운 것처럼 보였다.
해답은 역시 해양플랜트에 있었다. 삼성중공업은 일주일 동안 3건의 해양플랜트 수주를 성사하며 단숨에 연간 수주목표의 60%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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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상반기가 지난 시점에서 연간 수주목표의 절반 이상을 올린 곳은 조선 3사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유일하다.
삼성중공업은 90억 달러를 수주하며 지난해 수주(73억 달러)를 뛰어넘었을 뿐 아니라 올해 수주목표인 150억 달러 달성 전망도 밝게 했다.
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6일 미주지역 선주로부터 3억 달러 규모의 원유생산설비(FPS) 1기를 수주했다. 올해 들어 세 번째 해양플랜트 수주였다.
삼성중공업은 6월30일 노르웨이 스타토일로부터 해상플랫폼 2기를 10억6천만 달러에 수주했다. 또 지난 1일 셸로부터 FLNG 3척을 47억 달러에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일주일 사이에 해양플랜트만 연달아 3건을 수주하며 60억 달러가 넘는 수주액을 기록했다. 수주규모도 컸지만 해양플랜트 수주가뭄을 해갈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는 수주였다.
삼성중공업의 수주잔고에서 해양플랜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62%로 선박보다 더 많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상반기가 다 지나가도록 단 한건의 해양플랜트도 수주하지 못해 수주실적에 빨간불이 켜져 있었다.
하지만 박 사장이 해양플랜트를 연달아 수주하며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사업의 자신감을 회복하게 됐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경쟁사들은 아직 해양플랜트 수주실적이 없다. 박 사장이 이 여세를 몰아 하반기에도 해양플랜트시장을 석권할지 주목된다.
하반기 발주 가능성이 있는 해양 프로젝트는 한 손에 꼽을 정도다. 하지만 각각의 규모가 10억 달러 이상으로 작지 않다. 선박 위주로 근근히 수주목표를 채워가는 조선사들은 수주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 가운데 셸의 나이지리아 봉가 프로젝트(40억 달러), 셰브론의 태국 우본 프로젝트(10억 달러), 셸의 호주 브라우즈 프로젝트(40억 달러) 등에 참여하고 있다.
해양플랜트 의존도가 높은 점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가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오일메이저들이 해양플랜트 발주를 꺼리고 있는 데다 해양플랜트의 수익성이 선박건조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박무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해양플랜트가 수주액은 크지만 기술부족에 따른 공기지연으로 비용이 증가하고 선박건조에도 차질을 빚는다”며 “해양플랜트보다 고부가가치 상선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야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