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택 삼성중공업 기술개발본부장(왼쪽)이 이화룡 DNV-GL 부사장과 연료전지 원유운반선의 기본승인 인증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
삼성중공업이 연료전지 추진방식의 원유운반선을 개발했다.
삼성중공업은 노르웨이-독일 선급인 DNG-GL로부터 연료전지 적용 아프라막스급(순수화물적재량 8만~12만 DWT) 원유운반선의 기본승인을 획득했다고 26일 밝혔다.
기본승인은 선급이 선박 기본설계에 기술적 문제가 없는지를 검증한 뒤 선박과 기술에 내리는 공식 인증으로 이를 획득해야 본격적 수주활동이 가능하다. 삼성중공업은 연료전지 선박의 선급 기본승인을 세계 최초로 받았다.
삼성중공업이 이번에 개발한 연료전지 선박은 기존 발전기 엔진을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로 대체해 발전효율을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친환경 선박이다.
삼성중공업은 “기존 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의 3MW 발전기 엔진을 연료전지로 대체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45% 이상 줄일 수 있다”며 “이는 내연기관 자동차 1만대 분을 줄이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연료전지 추진체계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최초로 상용화한 미국 블룸에너지와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연료전지용 연료공급 시스템 및 전력제어 시스템 등 핵심공정은 자체 개발했다.
선체 모양을 변경하지 않고도 기존 선박엔진보다 부피가 큰 연료전지를 선박 내부에 배치하는 데 성공했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는 LNG(액화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지만 수소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장치다.
삼성중공업이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수소연료전지 선박을 건조하기 위한 기반기술을 확보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저감 목표치를 설정하고 선박을 설계하는 단계에서부터 목표치를 충족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에 등록된 모든 선박은 2008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2020년 20%, 2025년 30% 이상 감축해야 한다.
김경희 삼성중공업 의장설계팀장은 “앞으로 온실가스 배출규제가 단계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에 선박에 연료전지를 도입하는 것은 필연적”이라며 “이번 선급 인증은 삼성중공업이 선박 연료전지 기술을 가장 먼저 확보해 시장 선점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