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2019-09-04 16:3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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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스카이라이프가 새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콘텐츠 제작사업을 궤도에 올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수익 다각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성과를 내기 쉽지 않자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성과가 점차 드러나고 있는 콘텐츠 제작사업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 강국현 KT스카이라이프 대표이사 사장
4일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에 따르면 자체 콘텐츠 제작에 지속적으로 투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자체제작 콘텐츠는 KT스카이라이프의 새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라며 “인터넷 동영상서비스 사업자들이 자신들만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KT스카이라이프도 자체 콘텐츠 제작에 투자해 시장의 움직임에 발맞추려 한다”고 말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자회사인 스카이라이프TV를 통해 자체 제작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스카이라이프TV는 채널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의 대부분을 투자해 하반기에 3편 이상의 자체 제작 콘텐츠를 만들기로 했다. 스카이라이프TV는 상반기에 스카이A&C, 스카이힐링, 스카이ICT 등 3개 채널을 매각했다. 매각가는 5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투자비가 부족한 만큼 스카이라이프TV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드라마보다 적은 비용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예능콘텐츠를 주로 제작한다는 전략을 짰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콘텐츠 제작비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자체제작이 콘텐츠를 들고오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장기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자체제작 콘텐츠가 필요하기 때문에 당분간 드라마보다는 비용이 덜 드는 예능 위주로 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카이라이프TV는 올해 상반기에 ‘신션한 남편’과 ‘우리집에 왜 왔니’, ‘#집밥친구 밥친구’ 등의 예능 콘텐츠를 자체제작했는데 '신션한 남편’과 ‘우리집에 왜 왔니’ 등의 예능은 각각 0.3%와 1.2%의 시청률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우리집에 왜 왔니’는 연예인들의 집에서 파티를 하는 내용의 예능으로 올해 하반기에 시즌2가 제작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자체제작 콘텐츠는 실적에도 크게 기여했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자체제작 콘텐츠의 시청률이 높아지며 광고 매출도 크게 늘었다”며 “자체제작 콘텐츠는 광고협찬을 받을 수 있고 인기를 끄는 콘텐츠는 나중에 판매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콘텐츠 구매보다 장기적으로 더 큰 매출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스카이라이프TV는 자체제작 콘텐츠 시청률 상승에 영향을 받아 2019년 상반기 광고 매출이 2018년 상반기보다 27.6% 증가했다.
광고 매출 증가로 스카이라이프TV는 2019년 2분기에 매출 138억 원, 영업이익 13억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6%, 영업이익은 24.3% 증가한 것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국내에서 유일한 위성방송 사업자로 위성방송을 주된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TV(IPTV)와 케이블TV 가입자가 늘며 위성방송 가입자 감소하고 성장세가 둔화되자 KT스카이라이프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초고속인터넷 재판매와 인터넷 동영상서비스사업, 온라인커머스,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사업을 시도해왔다.
하지만 KT스카이라이프는 콘텐츠 제작을 제외한 신사업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2017년 9월 시작한 인터넷 동영상서비스 셋톱박스인 ‘텔레비’를 2년 만에 접는다. 가입자 수가 정체된 상황에서 콘텐츠 구매비용 증가를 감당하기 어려워서다. 텔레비는 올해 12월31일까지만 실시간TV서비스를 제공한다.
4월부터 시작한 온라인쇼핑몰 ‘십분(10boon)’도 경쟁이 치열한 온라인커머스시장에서 아직 존재감이 미약하다.
신사업 가운데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초고속인터넷 재판매와 콘텐츠 제작뿐이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달마다 5천 명 가량 순증하며 7월 기준으로 7만7462명을 확보했다. 하지만 초고속인터넷 재판매는 KT의 초고속 인터넷을 들고와 위송방송과 결합해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KT스카이라이프의 성장동력으로 보기에는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