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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그리스의 디폴트 위기로 각각 2060.49포인트와 733.04포인트로 급락하자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딜링룸의 분위기도 무거워졌다. <뉴시스> |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그리스의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커지면서 크게 하락했다.
그리스의 국가 채무불이행 위기가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단기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그리스 디폴트 위험성에 폭락
코스피 지수는 29일 2060.4로 장을 마감했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26일 종가보다 1.42%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장 마감 기준으로 733.04를 기록했다. 지난 26일보다 2.33% 하락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그리스가 30일 만기를 맞이하는 15억5천만 유로(약 1조9293억 원)의 빚을 국제통화기금(IMF)에 갚지 못할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물을 쏟아낸 것에 영향을 받았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29일부터 오는 7월5일까지 은행영업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은행들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을 늘리지 않고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예금 대량인출(뱅크런) 사태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그리스 정부는 7월5일 국제채권단이 제시한 구제금융안 수용을 결정할 국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 총재는 “그리스가 30일까지 빚을 갚지 않으면 부채를 상환하기 전까지 어떤 자금 지원도 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29일 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1080억 원을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가 212억 원을 사들였고 개인투자자도 925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가 커지면서 코스피지수는 떨어졌다.
코스피 업종 가운데 증권(5.75%), 운수(3.78%), 기계(3.64%), 종이와 목재(3.41%), 건설(3.29%) 등이 3% 이상 주가가 떨어졌다. 다른 업종도 이날 전부 하락세를 기록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위권 종목 가운데 현대자동차, 한국전력, 아모레퍼시픽 등 총 13개 종목이 하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닥에서도 92억 원을 매도했다. 개인투자자도 232억 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이 326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셀트리온을 비롯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20위권 종목 가운데 13개가 하락했다.
◆ 그리스 위기, 국내 증시에 단기적 악재될까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그리스의 국가 채무불이행 위기가 국내 증시의 단기적 변동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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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
동부증권 주식채권전략팀은 29일 “그리스가 맞이한 위기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취약해진 국내 증시와 맞물려 주가에 미치는 충격이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고 진단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그리스가 구제금융안 수용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기 전까지 당분간 그리스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한 우려가 증시의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투자자가 3700억~5600억 원 가량을 매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국내 정책의 변화를 고려하면 그리스의 국가 채무불이행 위기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이 장기적으로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9일 “이번주 코스피는 그리스 사태로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의 정책영향이 커지면서 분위기 반전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주호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했고 15조 원 규모의 재정보강 정책도 예정되어 있어 정책혼합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시점”이라며 “국내 증시가 한동안 더 내려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