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배신’ 낙인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공식사과하며 몸을 한껏 낮췄다.
그러나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지만 청와대는 유 원내대표의 자진사퇴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당청갈등이 쉽사리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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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정책자문위원 위촉장 수여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고 있다. <뉴시스> |
유승민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정책자문위원 위촉장 수여식 인사말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과의 뜻을 나타냈다.
유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국정을 헌신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데 여당으로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제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대통령께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저희들에게 마음을 풀고 마음을 열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저는 박근혜 정부와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누구보다도 간절하게 바라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의 사과는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국회법 거부권을 행사하며 새누리당과 유 원내대표를 겨냥해 강하게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박 대통령은 국회가 정부에 협조하지 않고 대립하는 것은 ‘배신의 정치’라며 이례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은 “여당 원내사령탑이 정부여당의 경제살리기에 국회 협조를 구했는지 의문”이라며 “정치를 자기 정치철학과 정치적 논리에 이용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유 원내대표을 겨냥해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는 유 원내대표에게 “박 대통령에게 사과할 일은 사과해야 할 것”이라며 중재에 나섰다.
유 원내대표가 김 대표의 이런 뜻을 받아들여 공개적으로 사과를 한 것으로 보인다.
유 원내대표가 사과를 했지만 당청갈등이 봉합될지는 미지수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사과와 함께 “김무성 대표와 160명 국회의원들과 함께 새롭게 열심히 하겠다”며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유 원내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정무특보를 맡고 있는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의원들이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것”이라며 “유 원내대표의 사과로 사태가 일단락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진정한 리더라면 거취를 묻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해 유 원내대표의 사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유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여러 대목에서 엇박자를 보여왔다. 이 때문에 유 원내대표가 2월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당선될 때부터 여권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청와대 얼라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유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근혜 정부의 국정기조를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