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기자 hyunjulee@businesspost.co.kr2019-08-27 15:17:16
확대축소
공유하기
메리츠종금증권이 조만간 증권사 실적 기준 ‘빅2’로 꼽히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사업구조가 투자금융(IB)부문과 금융수지부문에 쏠려 있어 증시 부진에 따른 타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증시 부진으로 증권사들의 실적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메리츠종금증권은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레이딩부문과 리테일금융(소매금융)부문의 비중이 낮다는 점이 오히려 실적을 방어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코스피와 코스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크게 줄어들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6월 8조8997억 원, 7월 8조5937억 원을 보인 데 이어 8월1~23일 기준 8조9530억 원으로 3개월째 8조 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1~5월까지 9조 원을 훌쩍 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거래가 크게 위축된 수준이다.
거래대금이 줄어들자 국내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도 감소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증권사 57곳의 개별기준 수수료 수익은 459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1% 줄었다. 하반기 들어 증시가 더욱 얼어붙고 있는 만큼 하반기 수수료 수익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채권금리 하락으로 채권평가이익이 증권사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증시 부진에 따른 위탁매매부문 축소와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주식 관련 자기자본 투자(PI) 부진 등을 감안하면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은 2분기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투자금융(IB)과 금융수지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어 증시 부진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의 2분기 영업수익 비중을 살펴보면 투자금융은 37%, 금융수지는 34%로 70%가 넘는 반면 트레이딩은 26%, 위탁매매와 자산관리(WM)는 3%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영업수익 비중은 투자금융 42%, 금융수지 20%, 트레이딩 28%,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10% 등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실적 변동성이 낮은 금융수지 비중은 높이고 리테일금융 비중은 낮추는 모양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 “증시 부진으로 증권업의 하반기 전망을 향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메리츠종금증권은 리테일금융 비중이 작아 실적 변동성이 제한적이고 투자금융(IB)에서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에 따라 메리츠종금증권은 올해 실적 기준으로 증권사 ‘빅3’를 굳히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와 순이익을 경쟁하는 수준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8년에 이미 연결기준 순이익 4338억 원을 내며 초대형 금융투자회사인 삼성증권(3341억 원), NH투자증권(3615억 원), KB증권(1897억 원) 등을 제치고 ‘빅3'에 올라선 바 있다.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도 2872억 원을 내며 역대 최대 반기 순이익을 다시 썼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해외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투자금융을 확대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리테일금융부문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내부적으로 실적 목표를 세워두진 않고 잘하는 것에 집중하며 성과를 내려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