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학 기자 jhyoon@businesspost.co.kr2019-08-23 14: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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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 정부의 군사정보 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과 관련해 국가 사이에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3일 도쿄 관저에서 한국 정부의 군사정보 보호협정 종료 결정에 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국이 한일 청구권협정을 위반하는 등 국가와 국가 사이 신뢰관계를 해치는 대응을 유감스럽게도 계속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국가 사이의 약속을 지키도록 요구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3일 도쿄 관저에서 한국 정부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일본은 현재의 동북아 안보관계에 비추어 한국과 미국, 일본 협력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는 관점에서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보였다.
아베 총리는 "앞으로도 미국과 확실하게 연대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할 것"이라며 "일본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대응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에서 판매되는 6개 주요 일간지는 역사 문제로 촉발된 한일 갈등이 경제영역에서 심화한 뒤 안보 분야까지 확대했다는 분석 등을 내놨다.
아사히신문은 "협력의 대전제가 되는 신뢰관계가 무너졌다"며 "한국과 일본 관계의 악화에 더욱 속도가 더해질 뿐 아니라 아시아의 안보환경도 변화시킬지 모르는 심각한 사태"라고 분석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역사 문제에서 시작한 한국과 일본의 대립이 통상 분야에 이어 안보 분야까지 영향을 확대한 것으로 바라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북한이나 중국을 포함하는 동아시아 안전보장의 기반이 돼 온 한국·미국·일본 3국의 연대를 흔드는 사태"라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 종료 결정과 한국 국내정치를 연결해 바라봤다.
이 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전 민정수석비서관이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딸을 대학 등에 부정입학시켰다는 스캔들로 흔들리고 있다"라며 "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을 종료한 것은 국내 정치에서 곤경에 직면한 문재인 정권이 국면 전환을 꾀한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신문은 북한이 한국·미국·일본의 안전보장 협력이 약화하는 좋은 기회로 보고 환영하고 있는 것으로 바라봤다.
산케이신문은 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 종료 결정을 놓고 "사실상 보복"이라며 "문재인 정권은 안보에서 한국·미국·일본 사이의 협력을 무너뜨릴지도 모르는 중대한 선을 넘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