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9-08-01 16:5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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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이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를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1일 금융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생명이 하반기에 받을 금감원 종합검사의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
▲ 현성철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금융감독원이 앞서 첫 종합검사 대상으로 한화생명을 정하고 검사를 마무리했지만 ‘몸풀기’에 그쳤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종합검사와 달리 세부 평가기준이 관대해져 검사 분위기도 비교적 차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그동안 종합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던 만큼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검사를 실시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종합검사는 2015년 이후 사실상 사라졌다가 윤 원장이 지난해 취임하면서 본격적으로 부활했다. 윤 원장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소비자보호에 미흡한 금융회사를 종합검사 대상으로 선정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내비치면서 삼성생명을 사실상 ‘겨냥’했다는 말도 나왔다.
생명보험업계가 은행, 증권사, 카드사 등 금융업 가운데 민원이 유독 많은 편인 데다 삼성생명은 즉시연금이나 암보험금 요양병원 비용 지급 등을 놓고 소비자들과 소송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암 입원보험금 지급이나 보험금 지급율 등 소비자민원부문에서 금감원의 엄격한 검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금감원이 3월 암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삼성생명을 비롯한 보험사에 지급여부를 재검토하라고 권고했지만 이후로도 삼성생명의 보험금 지급비율에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올해 초 암보험금 분쟁조정과 관련해 삼성생명의 보험금 전부지급 비율은 10%대 초반으로 다른 보험사보다 크게 떨어졌다”며 “이후에도 삼성생명의 보험금 지급비율은 올해 초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암 입원보험금 지급을 재검토하라는 금감원의 요청에 보험금을 모두 지급하기로 결정한 비율은 3월 말 기준 12.5% 수준으로 한화생명(69.5%), 교보생명(50.7%)를 크게 밑돌았다.
삼성생명의 소비자민원건수가 높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1분기 말 기준 삼성생명의 소비자민원건수는 1914건으로 업계 평균인 209건을 크게 웃돌았다. 보유계약 10만 건당 민원 발생비율도 10.92%로 업계 평균치인 8.51%보다 높았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2018년 하반기 삼성생명은 보험금 부지급율은 1.16%로 업계 평균인 0.91%를 소폭 웃돌았다. 2017년 하반기 0.97%, 2018년 상반기 0.98%로 꾸준히 높아졌다. 부지급율은 보험금이 청구된 건수 가운데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은 비율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현재 삼성생명이 금감원과 소송을 벌이고 있는 즉시연금을 이번 종합검사에서 제외하더라도 삼성생명이 안심하기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암보험금 등 소비자민원이나 재무건전성 등의 다양한 항목을 통해 삼성생명에 ‘우회압박’을 벌일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7월 말 삼성생명에 종합검사를 위한 사전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통상적으로 종합검사가 시작되기 한 달 전부터 자료를 받기 시작하는 점을 감안하면 10월부터 본검사가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