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제일모직은 삼성물산과 합병 이슈를 타고 연일 급등락을 연출하고 있다.
제일모직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주장도 끊임없이 나오지만 삼성물산과 합병이 무산되더라도 삼성그룹 지배회사로서 프리미엄이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도 폭넓게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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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 때문에 제일모직 주가는 당분간 합병 등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면서 롤러코스터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모직은 오는 18일 보통주 1억337만여 주의 보호예수가 해제된다고 16일 밝혔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12월18일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됐다.
16일 제일모직 주가는 전날과 같은 16만9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제일모직은 전날 삼성물산과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전 거래일보다 7.14% 급락했다.
삼성그룹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무산 가능성이 불거지자 “외국인 투자자의 반대를 기정사실화해 시장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며 증권가 일부에서 나온 합병포기 가능성을 일축했다.
증권가에서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무산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계속 나오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연구원은 16일 “합병이 무산될 경우 발생할 주가하락을 감내하고 합병반대에 찬성할 투자자들이 현실적으로 많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연금이 반대하거나 기권할 확률도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한 연구원은 “삼성그룹 입장에서 합병을 포기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엘리엇매니지먼트와 소송에 따른 위험보다 눈앞에 닥친 후계구도의 확정이 삼성그룹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은 연구원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건설부문의 계열사 시너지가 예상된다”면서 “합병과정은 끝이 아니고 계속 진행될 작업이 많아 제일모직에 대한 기대는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일모직은 상장되면서 적정주가를 놓고 논란에 휩싸였지만 이번에 삼성물산과 합병이 추진되면서 더욱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이 저평가됐다고 주장하는데 이를 뒤집으면 제일모직이 고평가 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제일모직 주가의 고평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제일모직이 증권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한 것도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 일가 지분이 많아 지배구조 관련주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2134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냈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영업이익 6524억 원에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기업규모나 자산가치 등을 제외하고 영업이익만 놓고 단순비교해 봐도 주가가 삼성물산에 비해 과도한 수준에 있는 셈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제일모직 기업가치의 절반 정도는 삼성그룹 지주사 프리미엄이라고 본다. 곧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 승계 프리미엄인 셈이다.
교보증권 백광제 연구원은 설령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무산되더라도 제일모직의 프리미엄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 연구원은 “삼성물산과 합병 시너지 기대가 최선책이지만 이것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유일한 방안은 아니다”라며 “삼성그룹이 차선책을 실시하더라도 제일모직은 지배구조 정점의 프리미엄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