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부사장이 분기 흑자전환에 이어 2분기에도 수익성을 끌어올리면서 사업 효율화의 성과를 내고 있다.
박 부문장은 SPA(제조유통일원화)브랜드 에잇세컨즈에서 밀레니엄세대와 소통을 강화하면서 온라인 전용브랜드를 꾸준히 내놓아 적자폭을 줄여가고 있다.
▲ 박철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부사장.
에잇세컨즈는 2012년에 론칭한 뒤로 8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이 늘어나면서 적자폭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에잇세컨즈 브랜드 매출 수치를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올해 2분기 에잇세컨즈에서 실적 개선효과가 나타난 것이 패션부문 영업이익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며 “현재 삼성물산 패션부문 통합온라인몰인 SSF샵의 전체 매출 가운데 에잇세컨즈 매출이 30%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SPA 브랜드는 제조부터 유통까지 일원화해 합리적 가격에 옷을 판매하는 형태를 말한다.
이런 브랜드 특성 때문에 SPA브랜드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매출이 증가해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에잇세컨즈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디자인에 힘을 쏟아왔다. 매주 콘셉트를 정해 신상품을 선보였는데 이런 빠른 전략이 SPA브랜드의 주력 소비자층인 밀레니얼세대의 관심을 끈 것으로 파악된다.
에잇세컨즈 홍보활동에서도 홍보모델을 이례적으로 일반인으로 선정하면서 나를 드러내는 것을 즐기는 밀레니얼세대와 소통을 강화했다. 일반모델 모집기간에는 4천여 명의 지원자들이 몰리면서 결승 진출 경쟁률이 200대 1에 이르는 등 밀레니얼세대들의 관심을 끌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온라인몰인 SSF샵을 강화하기 위한 온라인 전용브랜드도 꾸준히 내놓고 있다.
3월 여성복 온라인 전용브랜드인 오이아우어를 출시한데 이어 7월 엠비오를 온라인 브랜드로 다시 론칭했다. 엠비오는 25~35세 밀레니얼 남성들을 겨냥해 만든 온라인 전용브랜드로 기존의 엠비오가 지녔던 품질을 유지하면서 가격을 대폭 낮춘 것이 특징이다.
온라인 전용브랜드는 오프라인 매장을 따로 낼 필요가 없어 새 브랜드를 론칭하는 데 비용도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 현재 국내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의류 구매를 활발하게 하고 있는 점에서도 온라인 전용브랜드가 효과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주력브랜드인 빈폴도 30주년을 맞아 재단장을 진행하고 있다. 구호의 첫 시작을 담당했던 정구호 디자이너를 재영입해 빈폴의 향후 30년을 위한 리브랜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내년 초에는 재단장한 빈폴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문장은 2018년 12월 삼성물산 패션부문 대표에 오르면서 사업 효율화를 중점에 두고 사업 조직과 브랜드 등을 재정비했다.
취임 직후 남성복사업을 하나로 통합하고 임원 수를 줄인데 이어 에잇세컨즈를 기존 오프라인 매장 중심에서 온라인사업에 집중했다.
박 부문장은 이런 사업 효율화를 통해 삼성물산 패션부문 1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대폭 늘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19년 2분기 매출 4160억 원, 영업이익 100억 원을 냈다. 2018년 2분기보다 매출은 동일하지만 영업이익은 66.7%나 늘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앞으로도 사업 효율화에 무게를 두고 수익성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