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료를 올려 높아진 손해율에 따른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을까?
22일 기승도 보험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등 원인분석’ 리포트에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2017년 이후 매년 증가되는 추세”라며 “손해율 증가세가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2019년 이후 자동차보험은 영업수지 적자가 증가해 보험료 인상을 놓고 토의가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반기까지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상위 손해보험사 6곳의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7.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삼성화재는 6월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에 이르러 현대해상(87%), DB손해보험(86.5%), KB손해보험(84.2%) 등 상위권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손해율은 보험료수입 가운데 가입자들에게 지급한 보험금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손해율이 100%를 넘게 되면 보험료를 다 받아도 손해액을 충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삼성화재가 올해 초와 6월에 이어 하반기에 추가로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최근 손해율이 급증한 것은 4월부터 교통사고 후유증 치료에 활용되는 한방 추나요법에 보험이 적용된 데다 5월부터 육체노동 가동연한이 확대되는 등 일시적 요인이 아닌 장기적 요인에 따른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 등을 이용해 환자의 근육이나, 관절 등을 조정해주는 치료법으로 4월부터 건강보험 적용대상에 포함됐다. 또 자동차사고 피해자의 취업가능 연한이 기존 60세에서 65세로 늘어나면서 지급 보험금도 증가하게 됐다.
추나요법이나 가동연한 조정 등은 앞으로도 꾸준히 보험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만큼 장마나 태풍 등 계절적 요인과 달리 보험료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삼성화재가 올해 들어 이미 두 차례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한 만큼 올해 안에 또 다시 자동차보험료를 올리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자동차보험료가 한 해에 두 번이나 인상된 것은 드문 사례인 데다 금융당국에서도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두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4월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자동차보험료 인상요인을 소비자에게 모두 돌리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사업비 절감 등 자구노력을 통해 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화재가 그동안 자동차보험료 인상이나 인하와 관련해 업계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이 크다는 점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삼성화재는 손해보험업계 1위 사업자로 줄곧 자동차보험료 인상이나 인하를 주도해왔다. 실제로 올해 초와 6월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자 대부분의 손해보험사들이 줄지어 보험료 인상행렬에 동참하기도 했다.
사실상 삼성화재가 손해보험업계에서 자동차보험료 변동의 ‘신호탄’을 쏘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이미 보험료를 두 번 올린 상황에서 또 다시 자동차보험료를 올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손해율 증가 등 요인에 따라 보험료 변동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