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이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의 상장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규모는 작지만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신영증권은 기업공개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17일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신영증권이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의 상장 예비심사를 제출한 점을 두고 뜻밖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그동안 국내 기업공개시장에서 증권사 상장이 드물었던 데다 최근까지 상장을 준비하고 있던 증권사들도 상장시기를 늦추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면 2007년 이베스트투자증권(당시 이트레이드증권) 이후 처음으로 국내 증권사가 상장에 성공하는 것이다.
IBK투자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이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지지부진하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해 4월 하나금융투자를 상장주관사로 선정했지만 올해 안에 상장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IBK투자증권 역시 상장의지를 내비쳤다가 불안한 증시상황을 감안해 잠정적으로 관련 작업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영증권은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불안한 증시상황 속에서도 충분히 상장에 성공할 수 있을 정도의 기업가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자기자본이 500억 원을 밑도는 소형 증권사지만 투자금융(IB)사업과 채권부문에서 80%가량의 수익을 내는 등 안정적 사업구조를 갖췄다.
2016년 ‘중소기업 특화 금융투자회사’로 선정된 이후 중소기업금융, 신재생에너지금융, 대체투자 등 특화된 영역에서 사업기반을 구축해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다.
자기자본 이익률(ROE)은 2016년 이후 꾸준히 10%를 웃돌았다. 국내 증권사 평균이 10%에 못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익률을 보인 것이다.
신영증권은 그동안 위험성이 높은 사업에 뛰어들지 않는 보수적 경영기조를 유지해왔다. 안정적 사업기반을 바탕으로 낮은 수익 변동성과 우수한 재무 안전성이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기업공개시장에서는 상장 주관사의 평판이 매우 중요하다. 섣불리 상장을 진행했다가 한국거래소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주관사의 신뢰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신영증권은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적절한 공모가를 바탕으로 흥행에 성공할 수 있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이 국내 기업공개시장에서 저평가되는 종목으로 꼽히는 상황인 데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이번에 상장하게 되면 12년 만에 상장 증권사가 나타나는 만큼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는 한국거래소에서 보수적으로 상장시키는 업종인 만큼 신영증권이 이번에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의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 것은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의 재무 안전성을 상당히 좋게 평가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