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인 쉰들러홀딩AG(쉰들러)가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에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쉰들러는 그동안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갈등을 빚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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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
증권 전문가들은 쉰들러의 지분이 현정은 회장 등의 지분에 비해 현저히 작아 쉰들러의 유상증자 반대가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해석한다.
쉰들러는 9일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은 그동안 수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해 소수 투자자들의 지분가치를 희석시켜 주주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혔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며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4월29일 이사회를 열고 운영자금 명목으로 모두 2645억 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는 2011년 이후 다섯 번째 유상증자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는 최근 4년 동안 3천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올해도 영업 현금흐름이 긍정적일 것으로 가정하면 현금잔고는 부채를 상환한 뒤에도 안정적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유상증자의 목적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쉰들러는 “이전 경험에 비춰봤을 때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되는 자금이 현대상선을 비롯해 핵심사업과 무관한 계열사들을 지원하는 데 쓰일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쉰들러는 또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난 3년 동안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고 4년 동안 모두 4차례에 걸쳐 총 6509억 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는데도 자기자본은 2010년 말 기준 6242억8천만 원에서 지난해 말 3716억 원으로 오히려 2500억 원 감소한 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쉰들러는 지난 3월 열린 현대엘리베이터 주주총회에서도 주주가치 훼손 등을 이유로 현대엘리베이터의 수권자본 확대에 반대표를 던졌다. 하지만 당시 주주의 82%가 참석해 70%가 안건에 찬성하면서 쉰들러는 성과를 얻지 못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총 31.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쉰들러가 21.5%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가 2011년 이후 실시한 4차례의 유상증자에 모두 반대하며 참여하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