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3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 경쟁이 ‘무료통화’ 중심에서 ‘데이터’로 옮겨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이 6만 원대에 제공하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기본료를 5만 원대로 낮췄다. LG유플러스도 곧바로 이 행렬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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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 가입한 대다수 고객들이 저가 요금제를 선택했다는 점을 들어 이통3사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고가 요금제에 고객을 유치하는 전략을 쓸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SK텔레콤은 ‘밴드 데이터 요금제’ 가운데 ‘데이터 무제한 61’ 요금제의 기본료를 6만1천 원에서 5만9900원으로 내렸다고 5일 밝혔다.
‘데이터 무제한 61’ 요금제는 사실상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다. 기본 데이터 제공량 11기가바이트(GB)에 이 데이터를 다 소진할 경우 속도를 3Mbps(1초당 3메가바이트)로 낮추는 대신 데이터는 계속 쓸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데이터 사용 비중이 높은 고객들에게 기존 6만 원대의 기본료를 5만 원대로 낮춰 요금부담을 줄이고자 노력했다”며 “기존 6만1천 원 요금제에 가입했던 고객은 자동으로 기본료가 5만9900원으로 변경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이런 결정을 내리자 LG유플러스도 곧바로 대응했다.
LG유플러스도 기본료 6만900원에 제공하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기본료를 부랴부랴 5만9900원으로 낮췄다.
LG유플러스도 기존 6만900원에 가입한 고객은 자동으로 기본료가 변경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지난 5월8일 요금제 출시 때부터 이 요금제 가격을 5만9900원으로 책정해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통업계 관계자들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요금제 가격을 내리면서 이통3사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격이 모두 5만9900원에 형성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놓고 데이터 중심 요금제 경쟁판도가 ‘무료통화’ 중심에서 ‘데이터’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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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 (왼쪽)과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
SK텔레콤의 경우 현재 106만 명 가입자 가운데 상당수가 2만~3만 원대 저가요금제 가입고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KT와 LG유플러스의 사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는 고객 대부분이 데이터보다 '유무선 무료통화' 때문에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 가입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이 수익률이 낮은 저가요금제 고객을 늘리는 것보다 수익률을 높이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KT와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 벌어진 격차를 수익률로 만회하려는 전략을 택할 경우 현재보다 요금제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KT와 LG유플러스가 2만~3만 원대 저가 요금제 고객을 늘리는 전략에서 벗어나 5~6만 원대 요금제 가입고객을 늘리기 위해 SK텔레콤과 차별화에 나설 수 있다”며 “이통사들의 경쟁이 치열해 질수록 소비자들의 혜택은 그만큼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