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폴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CEO. <사진: 월드이코노믹포럼> |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추진에 발목을 잡고 나선 외국계 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실체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그동안 글로벌기업들을 상대로 법적 소송도 불사하며 주식가치를 올려왔는데 이번 삼성물산을 대상으로 같은 전략을 쓸지 주목된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4일 삼성물산의 경영에 참여하기 위해 삼성물산 지분의 7.12%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1977년 설립된 미국계 헤지펀드(개인모집 투자신탁)다. 운용자산이 260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초대형 펀드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헤지펀드이자 수익성이 높은 펀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미국 뉴욕본부와 런던, 홍콩, 도쿄의 지사를 통해 세계 여러 기업들과 국채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설립 이래 연평균 14.6%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엘리엇매니저먼트를 이끌고 있는 폴 싱어 CEO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경제전문지 포츈은 “폴 싱어는 자산관리에서 가장 현명하고 추진력있는 사업가 가운데 한 명”이라며 “뛰어난 수익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폴 싱어는 투자에서 소송도 불사하는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지난해 홍콩의 거대은행인 동아시아은행의 지분을 확보한 뒤 동아시아은행이 주식을 신규발행해 매각하자 주식가치 하락 우려가 있다며 소송을 걸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동아시아은행과 아직도 홍콩에서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2012년 아르헨티나의 국채를 4800만 달러에 사들인 뒤 원래 가격인 13억3천만 달러로 상환하라는 소송을 걸기도 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미국 법원에서 승소판결을 받으며 아르헨티나는 채무가 크게 높아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전의 국제금융시장에서 행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2006년 스위스 인력서비스업체 아데코의 DIS 인수과정에 이의를 제기해 아데코 지분 가치를 주당 54.5유로에서 113유로로 크게 끌어올린 적도 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유사한 방식으로 2005년 미국 유통기업 샵코의 지분가치를 주당 24 달러에서 29달러로 올려받기도 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또 2003년 미국의 P&G가 웰라를 인수하며 제시한 주가도 부당하다고 주장해 수년 동안 법적 분쟁을 벌인 끝에 주식가치를 높였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이런 분쟁을 통해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