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들이 제2금융권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DSR) 관리지표 도입에 따라 수익성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을 산정할 때 운용리스까지 부채로 보기로 한 점이 크게 영향을 줄 요인으로 꼽힌다.
▲ 캐피탈사들이 제2금융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지표 도입에 따라 수익성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산정할 때 자동차리스를 부채로 보기로 한 점이 크게 영향을 줄 요인으로 꼽힌다. <연합뉴스> |
13일 금융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17일부터 제2금융권에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이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금융위는 5월30일 가계부채관리 점검회의를 마친 뒤 제2금융권에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을 적용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발표했다.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이란 1년 동안 부담하는 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차주의 소득을 통한 대출 상환능력을 판단하는 지표로 가장 강력한 대출규제 수단으로 꼽힌다.
금융위의 발표에 따르면 2021년까지 상호금융 160%, 저축은행 90%, 보험사 70%, 카드사 60%, 캐피탈사 90% 등 업권별로 정해진 수준만큼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을 맞춰야 한다.
캐피탈사는 다른 업권과 비교하면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 적용에 따른 부담 자체는 덜한 편이다.
2019년 1분기 기준으로 캐피탈사의 평균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은 105.7%다. 2021년까지 15.7%포인트 정도만 낮추면 된다.
같은 기준으로 상호금융은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이 261.7%, 저축은행은 111.5%로 집계됐다. 각각 2021년까지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을 101.7%포인트, 21.5%포인트 낮춰야 한다.
문제는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 산정 기준에 리스료가 포함된다는 점이다.
리스료가 갚아야할 대출 원리금으로 취급되면서 그만큼 캐피탈사들이 관련 상품을 취급할 여력이 줄게 되고 결국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캐피탈사들은 대부분 자동차금융을 주력으로 삼고 있고 최근 들어 자동차리스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 적용이 캐피탈사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캐피탈사들의 2018년 자동차리스 실행액은 10조1852억 원이다. 캐피탈사의 전체 리스 실행액 13조8546억 원 가운데 73.5%를 차지했다.
성장세도 빠르다. 자동차리스 실행액 규모는 2008년 4조8851억 원에서 10년 만에 2배 넘게 늘어났다.
게다가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 산정에 적용되는 리스료에 운용리스도 포함된다는 점은 캐피탈사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리스계약은 계약내용에 따라 금융리스와 운용리스로 나뉜다. 리스 이용자가 리스회사로부터 금융을 제공받고 계약기간이 끝나면 금융리스는 리스대상을 사들이고 운용리스는 리스대상을 반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운용리스까지 부채 원리금으로 보게 되면 결국 모든 형태의 리스를 부채 원리금으로 보게 되는 것이라 캐피탈사는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이 한계에 다다른 소비자에 리스 상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 자체도 낮아진 데 더해 캐피탈사의 금융상품 판매를 상당히 높은 강도로 제약하게 되는 것이다.
캐피탈사들은 운용리스의 성격이 일반 대출상품과 다른 만큼 부채 원리금에 포함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금융위에 운용리스라도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 산정기준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운용리스는 이용료의 성격이 짙은데 대출상품과 같이 취급돼 아쉽다”며 “협회 등을 통해 꾸준히 방법을 논의하고 금융당국에 업계의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