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회장은 화장품 출시 등으로 LF의 사업다각화를 추진했지만 주력사업인 패션부문의 부진을 메우는 수준에 그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 구본걸 LF 대표이사 회장.
LF는 기존 식자재유통사업과 외식사업에 이어 남성용 화장품 ‘헤지스 맨 룰 429’를 론칭하면서 지난해 12월 화장품사업에 첫 발을 내디뎠다.
LF는 헤지스 맨 룰 429 홍보모델로 해외 톱모델로 꼽히는 럭키 블루 스미스를 기용하고 화장품 향을 위해 조말론 수석 조향사에게 자문을 받는 등 공을 들였다.
LF는 현재 헬스엔뷰티숍(H&B)인 올리브영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 헤지스 맨 룰 429 판매채널을 상반기까지 면세점과 온라인 등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박현진 DB증권 연구원은 “현재 헤지스가 의류 매장 내부에 '샵인샵' 형태로 입점해있는데 올해 상반기까지는 면세점과 온라인 채널에 입점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구 회장은 남성용 화장품에 이어 올해 말 여성용 화장품 출시 등 LF의 사업 다각화를 이어갈 청사진을 구체화하고 있다.
구 회장은 올해 3월 LF 정기 주주총회에서 “패션사업의 차별화된 시스템 역량을 바탕으로 식음료, 리빙, 화장품 등 라이프스타일 관련 사업들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사업영역 확대를 놓고 의지를 보였다.
구 회장은 2014년 4월 회사이름을 LF로 바꾸면서 LG패션에서 ‘패션’이라는 단어를 빼고 단순히 옷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브랜드를 통해 고객에게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생활문화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런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10년 동안 30여 건의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영역을 기존 패션에서 패션과 화장품, 식자재, 외식, 부동산신탁까지 발을 넓혔다.
이처럼 LF의 미래성장 동력으로 새 사업을 끊임없이 발굴해 새로운 시도에 나섰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대신증권 연구원은 “LF가 국내 의류시장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신규사업에 진출하고 있다”면서도 “신사업의 성과는 본업의 수익성 저하를 보완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LF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238억 원, 영업이익 260억 원을 거뒀다. 2018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3.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1% 뒷걸음질했다.
국내 패션 대기업으로 꼽히는 한섬과 삼성물산 패션부분 등의 올해 1분기 실적에 비춰보면 LF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을 국내 패션산업 침체에서만 찾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섬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6% 늘어났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했다.
구 회장은 올해 말까지 여성용 화장품을 새로 출시해 화장품사업에서 발을 넓힐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에도 남성용 화장품 실적이 부진하면 여성용 화장품 출시 등 신사업 진출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
LF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화장품사업을 시작하면서 판매관리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일시적 이유로 수익성이 후퇴했지만 올해 2분기부터 부동산신탁회사인 코람코자산신탁 등이 새로 연결회사에 포함되면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