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국을 상대로 한 미국 정부의 제재에 힘입어 모바일 프로세서 '엑시노스' 시리즈를 중국 스마트폰업체에 공급할 기회가 커지고 있다.
화웨이가 스마트폰에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프로세서를 적용해 출시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일 "미국정부가 화웨이에 미국 반도체 수출을 금지하며 삼성전자의 사업기회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송 연구원은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업체가 스마트폰에 삼성전자 또는 중국 미디어텍의 프로세서 탑재를 고려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화웨이는 반도체 설계기술을 받아오기 어려워져 자체 프로세서 개발에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 퀄컴도 중국업체에 모바일 프로세서 수출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디어텍의 모바일 프로세서는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국 미국 정부의 압박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반도체 기술력도 앞선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업체에 자체기술로 개발한 엑시노스 프로세서 공급을 확대할 기회가 열릴 수 있다.
중국 레노버는 이미 최근 내놓은 모토로라 브랜드 중저가 스마트폰에 삼성전자 프로세서를 탑재하기로 했다.
송 연구원은 "레노버는 내년에 엑시노스 탑재 모델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 비보도 내년에 엑시노스 탑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특히 화웨이가 하반기에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프로세서를 스마트폰에 30% 비중으로 탑재한다면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매출이 3억3천만 달러가량 늘어나는 효과를 볼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에 대부분 엑시노스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세계시장에서 스마트폰 출시를 확대하기 어려워지면서 삼성전자가 화웨이의 스마트폰 수요를 빼앗아오는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송 연구원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따른 삼성전자의 수혜는 예상보다 클 수도 있다"며 "스마트폰과 반도체부문에서 모두 이득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