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산 파멥신 대표이사가 새로 발행하는 전환사채에 콜옵션을 행사해 지배력을 안정적으로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유 대표는 전환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표적항암제 타니비루맵의 글로벌 임상과 적응증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을 세워뒀다.
3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파멥신이 1천억 원 규모의 사모전환사채의 발행을 공시하면서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건을 둔 것을 두고 유 대표가 지분율을 높여 지배력을 강화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파멥신은 5년 만기에 1천억 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한다고 29일 공시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 임직원은 발행가액의 40%에 해당하는 400억 원까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유 대표가 400억 원 콜옵션을 행사해 취득한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최초 전환가액을 기준으로 보통주 59만3568주를 취득해 7.95%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주가가 낮아져 전환가격을 70%가량 재조정하면 최대 84만7942주까지 취득할 수 있어 최대 10.98%까지 지분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파멥신의 최대 주주는 유 대표가 아닌 미국계 투자자문사 오비메드가 운용하는 펀드인 카두셔스아시아다.
파멥신 지분은 카두셔스아시아가 8.2%, 유 대표가 6.8%를 보유하고 있다.
유 대표의 우호지분이라 할 수 있는 공동창업자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더해도 약 11%에 불과하다.
투자업계에서는 회사 오너의 지분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한 점을 파멥신의 위험요인으로 지적해 왔는데 유 대표가 콜옵션 행사를 통해 이런 문제를 해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가 옵션을 행사하면 취약했던 최대주주 지분율을 확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멥신 관계자는 “전환사채를 발행하면 대주주 지분이 희석될 수 있어 콜옵션 조항을 포함했다”며 “콜옵션은 안정적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행사될 것”이라며 이런 관측에 힘을 실었다.
유 대표는 전환사채 발행으로 확보된 자금을 바탕으로 신약 연구개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파멥신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통해 타니비루맵의 글로벌 임상과 적응증 확대, 후속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을 위해 사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타니비루맵은 신생혈관 생성을 차단해 종양의 성장과 전이를 억제하는 약물이다.
파멥신은 2018년 12월부터 다국적 제약사 머크와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적응증으로 타니비루맵의 병용임상1b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임상을 진행하려 한다.
머크는 2018년 8월부터 파멥신의 신약 후보물질 3개를 전달받아 올해 8월까지 효능과 안전성 등의 상품성을 시험하고 있다.
파멥신은 타니비루맵의 병용투여 적응증도 교모세포종과 삼중음성유방암에서 선양낭포암 등으로 늘려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진 연구원은 “이번 자금조달로 파멥신의 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며 “파멥신의 소외되었던 신약 후보물질도 재조명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