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9-05-28 16: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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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이 몸집 줄이기에 한창이다.
전동화와 자율주행 등으로 자동차산업의 환경이 급변하면서 미래차시장에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선택하는 회사가 많아지고 있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현대자동차그룹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는 선택을 할까?
28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폴크스바겐과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내로라하는 세계적 완성차기업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인력감원 카드를 속속 빼들고 있다.
가장 최근에 인력 구조조정을 발표한 곳은 포드다.
2018년 생산대수 기준으로 글로벌 6위 완성차기업인 포드는 20일 전체 사무직 직원의 10%인 7천 명을 감원하기로 결정했다. 상위 관리직 감원폭은 20%로 일반사무직보다 크다.
포드는 8월까지 인력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기로 했는데 연간 6억 달러가량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동맹)의 한 축인 닛산도 14일 전 세계 직원 가운데 48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으며 혼다는 2021년까지 영국공장을 폐쇄해 3500명을 줄이기로 했다.
폴크스바겐은 3월에 향후 5년 동안 직원 7천 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했으며 재규어랜드로버도 1월 발표를 통해 전체 직원의 10%인 4500명을 감원한다.
지난해 GM이 공장 폐쇄와 함께 모두 1만4천 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뒤부터 여러 기업들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이들은 인력감원의 이유로 대부분 ‘미래차 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를 꼽고 있다.
내연기관차 중심의 생산조직을 자율주행과 전기차 등으로 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인력감원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이 인력감원에 나서면서 현대차그룹도 이런 행렬에 동참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볼 때 인력감원을 추진할 가능성은 현재로서 낮아보인다.
대신 베이비부머 세대의 퇴직에 따라 발생하는 결원만큼 신규채용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자연적으로 인력을 줄여나갈 가능성이 높다.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은 3월에 열린 한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6.7%의 수익률을 기록한 GM은 1만4700명의 인력감축을 단행했다”며 “미래환경 변화에 대비해 인력감축에 나선 것인데 현대차는 정년퇴직에 따른 자연감소가 이뤄져 이러한 구조조정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위적으로 인력을 감원하려고 나섰다가 자칫 노조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생산차질 등의 문제와 마주할 수 있다고 보고 신중한 태도를 취하기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2025년까지 발생하는 정년 퇴직자는 모두 1만7500명인데 이에 따라 최소 1만 명 이상의 충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조립이 단순한 전기차의 생산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노조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30일 상견례로 시작될 노조와의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에서도 이런 원칙으로 협상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이 ‘2022년 영업이익률 7% 회복’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 친환경차 시대로 대전환하는데 가속페달을 밟기 위해 감원카드를 필연적으로 꺼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가 최근 2년 동안 직원 급여로 지출한 금액은 연평균 6조2천억 원에 육박한다.
자동차부문의 매출 기준으로 인건비 비중이 14~15%인데 경쟁기업은 10%대 안팎이다. 인력감원이 추진될 가능성이 계속 나오는 이유다.
노조의 테두리 안에 있는 생산직을 구조조정하는 것보다 해외기업과 마찬가지로 사무직 중심의 감원이 추진될 수 있다고 현대차그룹 직원들은 바라본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