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기자 jelee@businesspost.co.kr2019-05-27 18:3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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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공동창업자인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와 이재웅 쏘카 대표가 택시산업과 차량공유서비스의 혁신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김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에 '이재웅 "개인택시 면허 산다고 문제 해결?'NO'"'라는 제목의 기사 링크를 올리고 "4차산업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날로 먹으려 들면 안 된다. 누군 혁신가 아닌가?"는 글을 올렸다.
▲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왼쪽)와 이재웅 쏘카 대표.
이재웅 쏘카 대표는 자회사 VCNC를 통해 '타다' 서비스를 운영한다.
이 대표가 최근 타다와 같은 모빌리티업체가 개인택시 면허를 사들이는 것은 해법이 아니라고 한 것과 관련해 김 대표는 “날로 먹으려 들면 안 된다”며 비판했다.
김 대표는 “왜 서민은 돈을 1억 원이나 모아서 그 돈으로 개인택시 면허를 사야하나. (서민은) 면허취득 기준에 맞는 무사고 이력을 쌓아야하는데 우버 같은 외국계나 대기업은 아무런 면허권 취득도 안하고 투자도 안 한다. (우버 등은) 자가용 운전자나 모으고 카니발이나 사고 아무나 써서 운행을 하면서 수입을 올려도 된단 말인가”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서민은 돈 내고 면허권을 사고 차량도 구입해야 하는데 대기업이나 외국계는 그냥 애플리케이션(앱)이나 하나 만들어서 영업을 하면 되나”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고는 가격 경쟁력이 어쩌고 저쩌고 미래 4차산업이 어쩌고 저쩌고하나. 모바일앱 없이도 전화로 영업은 다 했었고 지금도 할 수 있다”며 “진짜 웃기는 짬뽕”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 대표는 “법과 제도를 바꿔서 어떤 형태이든 관계없이 미래 지향적 차량공유서비스는 모두 허용하려고 하고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기업은 스스로 운영할 면허를 매입하도록 하는 게 어떨까 한다”며 “세금으로 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업이 사게 하자”고 제안했다.
김 대표는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면허를 남발한 정부가 면허를 사들여야 하지만 그게 16조 원이나 되어서 세금문제로 안 된다면 최소한 (서민과 기업은) 같은 기준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 대표의 타다 서비스는 개인택시 면허권을 사지 않았기 때문에 택시업계보다 1천억 원을 절약한 것이라고 봤다.
김 대표는 “타다가 1천 대이고 개인택시가 1천 대이면 타다는 면허권을 안샀기 때문에 1천억 원을 덜 투자한 상태로 경쟁하는 거 아닌가? 뭘 어떻게 경쟁을 하라는 건가?”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개인택시업계를 옹호하면서 “개인택시도 1천 명이 1천억 원을 투자 안했으면 더 싸게 운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인택시 면허제도가 옳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상황이 이러하면 현재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며 “4차산업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날로 먹으려 들면 안 된다. 누군 혁신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재웅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분들이 개인택시 면허권 문제만 해결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면허를 매각한 뒤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논의 없이 개인택시 면허만 사주면 갈등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건 너무 한 쪽 면만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김 대표의 페이스북 글에 댓글을 달아 "5년이 될지 30년이 될지 모르겠지만 자율주행시대가 오면 어차피 그때는 택시면허든 렌터카든 자가용이든 별 차이가 없어질 것"이라며 "분담금을 내든 면허를 사든 그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므로 복합적 정책이 결정돼야 개인택시가 잘 연착륙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기사들이 자살할 때도 관심이 없다가 갑자기 기사들의 노후를 걱정하신다"라고 비난하더니 "6500만 원이면 살 수도 있다 어쩌고 하다가 진짜로 면허 구입문제가 호응을 얻어가니까 갑자기 면허 구입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보도자료를 뿌리나. 이러면 아무런 지지도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정부에 신교통 라이선스 만들어서 면허비를 받고 그 돈으로 택시 감차하라는 안은 제가 7개월 전에 낸 적도 있다. 복합적 문제이니 매입을 포함한 여러 가지 방법을 논의하자는 이야기가 이렇게 욕하실 이야기인지는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