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전 두산중공업 회장이 중앙대학교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수시모집 전형 선발과정에서 여학생보다 남학생을 더 뽑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박 전 회장은 성차별적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대는 이런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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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성 전 두산중공업 회장 |
박용성 전 회장이 지난해 10월 2015학년도 경영경제계열 지식경영학부 수시모집에서 여학생 대신 남학생을 뽑도록 성비조정을 지시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당시 대입전형에 참여한 중앙대 교수들과 입학사정관들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은 “분 바르는 여학생들 잔뜩 입학하면 뭐하느냐”며 “졸업 뒤에 학교에 기부금도 내고 재단에 도움이 될 남학생들을 뽑으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중앙대는 “해당 학부의 지원율이 낮으니 지원을 활성화하라는 지시는 있었으나 남학생을 많이 선발하라는 지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당시 입학처장이었던 이모 교수도 “어차피 여자 지원자가 대부분”이라며 “실제 합격자 가운데 남학생 비율은 오히려 감소했다”고 반박했다.
논란이 일어난 전형은 지식경영학부 특성화고졸 재직자전형이다. 특성화고 졸업 뒤 회사에서 3년 이상 근무한 재직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경리 등으로 근무한 여성들 지원률이 높다.
2015학년도 해당 전형의 합격자 가운데 남학생 비율은 9.7%로 2014학년도 12%보다 낮아졌다. 하지만 남성 지원자의 합격률은 51.4%에서 55.3%로 소폭 올랐다.
박 전 회장이 이런 지시를 했다면 성차별이 문제가 아니라 공정해야 하는 입학사정관제도에 재단 이사장이 부당하게 개입한 꼴이 된다. 학교와 입시제도의 신뢰가 추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박 전 회장은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중앙대가 추진한 각종 사업에 특혜를 제공받은 의혹으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 박 전 회장은 15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았고 조만간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