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3사가 모두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가계 통신비 부담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요금제 선택에 고심하고 있다.
이통3사는 음성통화와 문자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돼 통신비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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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는 이통3사 가운데 가장 빠른 5월8일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출시했다 |
그러나 전문가들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맹점을 지적하며 기존 요금제와 꼼꼼히 비교해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SK텔레콤은 20일 ‘밴드 데이터 요금제’를 시장에 내놓았다. 이로써 이통3사가 모두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갖추게 됐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기존 요금제와 달리 전 구간에서 음성통화와 문자를 무료로 개방하고 데이터 제공량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통3사는 이런 특성 때문에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가계 통신비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KT의 한 관계자는 “새 요금제로 전환할 경우 1인당 평균 월 3590원의 통신비가 절감될 것”이라며 “LTE 고객 1천만 명 기준으로 연간 총 4304억 원의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매우 높다.
이통3사 가운데 데이터 요금제를 가장 먼저 출시한 KT의 경우 요금제 출시 4일 만에 1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LG유플러스도 지난 15일 요금제를 출시해 그 주말에 펼쳐진 이통시장 가입자 경쟁에서 KT와 SK텔레콤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일각에서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 가입하는 것이 자칫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평소 데이터보다 통화사용량이 월등히 많은 택배기사 등 일부 직종에 소속된 사람들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혜택을 보는 것이 맞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문제는 통화량보다 데이터 사용량이 월등히 높은 대부분의 스마트폰 인구다.
전문가들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일반 LTE 요금제보다 비슷한 금액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량이 적다는 점을 지적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장 싼 2만9900원 요금제 기준으로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이통3사 모두 겨우 300M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며 “일반 LTE 요금제의 경우 이보다 저렴한 2만8천 원대 요금제에서 제공하는 기본 데이터량이 750MB로 더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는 요금제 구간이 올라가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또 이통사들이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설명할 때 부가가치세 10%를 포함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부가가치세를 포함할 경우 가장 싼 요금제의 가격이 3만2890원이 돼 이통사들이 강조하는 ‘2만 원대에 음성통화 무료’라는 의미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통신사 약정할인을 받을 수 없는 점도 소비자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인으로 지목된다.
기존 LTE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이통사가 제공하는 약정할인을 매월 약 20% 받을 수 있는데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평소 본인의 스마트폰 사용습관이 어떤지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약정할인과 같은 혜택이 없기 때문에 자칫 일반 요금제에 가입할 때보다 매월 통신비가 증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