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융기 울산대병원장이 정부가 제시하는 보건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부 보건정책에 맞춰 병원 평가지표를 관리함으로써 2021년 상급종합병원 재지정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 병원장은 2017년 12월 울산대병원이 상급종합병원에서 종합병원으로 하향 조정된 뒤 정부의 보건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전문 의료인력을 추가 배치하는 등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울산대병원은 2015년 1월 상급종합병원에 지정됐지만 보건복지부의 재심사 결과 중증환자 진료실적, 의료인력 비율, 전공의 확보 수준, 의료서비스 품질 등에서 경쟁병원보다 뒤처져 종합병원으로 강등됐다.
5대 의과대학인 울산대의대의 부속병원이며 900병상 이상의 울산지역 최대 병원인 울산대병원이 상급병원 재지정에서 탈락하자 2017년 1월 취임한 정 병원장의 부담은 커졌다.
특히 상급종합병원보다 종합병원의 종별 가산률이 5% 낮아 울산대병원의 재정 악화도 예상됐다.
정 병원장은 취임 1년여 만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 보건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평가지표 관리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정 병원장은 지난해 7월 민간병원 12곳이 정부의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에 들어가자 이 사업 업 참여를 빠르게 결정해 1월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신포괄수가제는 문재인 정부가 보건의료 분야에서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정책으로 입원기간 진료에 필요한 기본 서비스는 포괄수가로 묶고 수술이나 시술 등은 행위별로 보상하는 제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에 따르면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에 참여하게 되면 수가청구 기준이 크게 변경돼 전산 교체, 인력 채용 등 많은 준비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다수 민간 의료기관은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
정 병원장은 이런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는 사업을 진행해 정부의 신뢰를 받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가 중요하게 관리하고 있는 권역응급의료센터사업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4월 국회 주체로 열린 ‘응급의료체계 입법공청회’에서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에 권역응급질환센터 기준 추가가 논의됐다. 정 병원장은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맞춰 사업을 진행함으로써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울산대병원은 이동식 중증환자 치료시설인 ‘닥터카’를 운영하는 등 응급의료의 질을 높여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18 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A등급을 차지했다. 전국 36개 권역응급의료센터 가운데 7위의 성적이다.
정 병원장은 2021년 상급종합병원 재지정을 이루기 위해 단기적 재정상황도 관리하고 있다.
2018년에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상급종합병원 탈락으로 입원환자가 줄자 외래사업으로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당일 외래, 외래 진료시간 확대 등 개선에 나섰다.
이런 빠른 대처로 울산대병원은 2018년 적자를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대병원 관계자는 “울산대병원은 정부 보건사업 적극적 참여, 전문 의료인력 유치 등 병원 전범위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만큼 2021년 상급종합병원 재지정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