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면세점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현대백화점그룹이 면세점사업을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가 '출혈경쟁' 논란을 우려해 5월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권 발급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시내면세점을 추가로 확보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겪을 수도 있다.
30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위한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 구성을 마치고 5월부터 본격적으로 신규 특허 추가 여부를 논의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한화그룹 면세사업 철수를 포함한 국내 면세업계 전반의 자료를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에 전달할 것”이라며 “아직까지 구체적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5월 중에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모집과 관련한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면세 특허를 관세청에 반납함에 따라 이와 관련한 특허권도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면세사업에서 철수하면서 발생한 특허권도 병합해 전체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권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면세 특허를 조기에 반납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면세시장의 '출혈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가 신규 면세점을 추가할지를 확정하지 않은 만큼 면세점업계 전반을 놓고 다시 논의를 할 공산이 커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재 면세점을 단 1곳만 운영하고 있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면세점 특허를 확보하는 것이 절실한 것으로 업계는 바라봤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국내 면세사업에서 바잉파워(구매력)은 핵심요소”라며 “매출 규모가 늘어나면 제품 공급회사와 교섭력이 높아지고 매입단가를 낮춰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면세점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키워왔다.
현대백화점은 2015년에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뒤 2016년 재수 끝에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따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사업을 키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도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현대백화점면세점에 올해 5월까지 23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2018년 12월말 기준으로 현대백화점의 유동자산이 1조2588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황해연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는 면세점 정식 개장을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을 성장시킬 수 있는 방안에 집중하면서 이후 (면세점) 특허권 획득을 통해 시장 비중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면세점사업을 철수하면서 서울 시내면세점 경쟁강도가 줄어들어 현대백화점면세점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여의도에 사업장을 두고 있어 현대백화점면세점 상권인 강남과 거리가 있는 데다 기존 13곳에서 12곳으로 한 곳 줄어드는 정도로는 수혜의 정도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