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는 게임 운영방식을 배급사와 서비스 계약을 맺는 형태에서 직접 배급으로 점차 바꿀 것으로 예상되는데 영업이익률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이사.
펄어비스는 5월30일부터 PC온라인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검은사막’을 직접 서비스하기 시작한다고 30일 밝혔다.
펄어비스는 2014년 12월 검은사막을 출시한 뒤 줄곧 카카오게임즈에 배급을 맡겨왔는데 4년 4개월 만에 자체 배급으로 전환한다.
정 대표는 3월 ‘펄어비스 X CCP 미디어 토크’ 행사에서 카카오게임즈와 맺은 검은사막 배급계약을 연장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협력사와 체결한 계약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는데 직접 배급하기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정 대표는 앞으로 별도 배급사에 맡긴 배급권을 차츰 되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검은사막은 북미와 유럽지역에 카카오게임즈가, 일본에 게임온이 각각 배급하고 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펄어비스는 지난해 미국과 일본에 각각 지사를 설립해 해외 유통망을 확대한 만큼 앞으로 북미 유럽과 일본도 직접 서비스로 이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계약 연장 여부 및 기간 등과 관련해 “계약 비밀이므로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지난해 한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해외에서 게임 배급은 중국을 제외하고 모두 직접 하는 것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현재 개발 중인 ‘프로젝트K’와 ‘프로젝트V’, 한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이브온라인’도 직접 배급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브온라인은 펄어비스의 자회사 CCP게임즈가 제작한 우주 공상과학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이다.
직접 배급을 확장하면 영업이익률 하락을 방어하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펄어비스는 2018년 연결기준 영업이익률 41.5%를 나타내 3N(넥슨 38.7%, 엔씨소프트 35.9%, 넷마블 12%)에도 밀리지 않았으나 이 수치는 과거와 비교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펄어비스는 결산기 7기(2016년 1월~6월)와 8기(2016년 7월~2017년 6월) 각각 영업이익률 83.5%와 64.2%를 보였다.
검은사막 모바일 출시로 모바일게임 비중이 증가하면서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발생하고 연구개발비와 인건비 등이 늘어난 탓으로 파악된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와 펄어비스의 수익배분 구조를 6:4 로 가정하면 검은사막 국내 매출은 2.5 배 상승한다”며 “직접 서비스 전환으로 펄어비스의 이익이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대표는 2017년 1월 검은사막을 대만에 출시할 때부터 직접 배급에 도전해왔다. 이후 터키/중동과 태국/동남아시아 등에 게임을 직접 출시했다. 2018년 11월에는 러시아 검은사막 배급권을 현지 배급사 싱코페이트로부터 찾아왔다.
예외적으로 남미는 레드폭스게임즈를 통해 출시했는데 이 배급사는 펄어비스가 2017년 5월 지분 20%를 확보한 곳이다. 대만 출시 전까지 한국과 일본, 러시아, 북미/유럽 등은 배급사를 찾아 게임을 내놨다.
정 대표는 2017년 기업공개 기자간담회에서 “대만에서 직접 배급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펄어비스는 개발능력뿐 아니라 배급능력도 갖췄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