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흠 연세의료원장이 임기 3년째를 맞아 정보통신기업들과의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차산업 핵심기술 확보에 주도적으로 나서 연세의료원 디지털화를 앞당기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윤 원장은 최근 정보통신 전문기업인 에이아이트릭스, SK텔레콤, 카카오 등과 잇따라 업무협약을 맺거나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윤 원장은 병원 디지털화의 핵심과제를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기술'에 두고 이 두 가지 기술을 연세의료원 산하 모든 의료기관에 구축할 것을 목표로 삼았다.
연세의료원은 산하에 세브란스병원, 영동세브란스병원, 인천세브란스병원, 용인세스란스병원 등 4개 병원과 치과대학병원, 암센터, 재활병원, 심장혈관센터, 광주세브란스정신병원, 안·이비인후과병원 등 6개 전문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윤 원장은 최근 연세의료원의 건강관리기업인 ‘파이디지털헬스케어’에 카카오 투자를 유치하는 방법으로 빅데이터 분석 기술 확보에 나섰다.
파이디지털헬스케어는 연세의료원이 디지털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2012년 설립한 기업으로 당시 인력, 자금 등의 한계로 단순 정보통신 지원만을 담당했다.
윤 원장은 2016년 취임한 뒤 장혁재 연세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를 파이디지털헬스케어의 대표이사로 임명하는 등 대대적 사업개편을 진행했다. 장 교수는 과학기술정통부, 행정안전부에서 의료 시스템 개발을 주관했던 의료 정보통신기술 전문가다.
윤 원장의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파이디지털헬스케어는 지난달 4일 카카오로부터 100억 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카카오는 의료 빅데이터 구조화기술 등 연세의료원에 적극적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지원하기로 했다.
윤 원장은 650만 명 환자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연세의료원의 모든 의료현장에서 환자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를 제공할 계획을 세웠다.
윤 원장이 빅데이터 분석과 함께 병원 디지털화의 다른 한 축으로 두는 기술은 인공지능이다.
윤 원장은 지난달 6일 인공지능 전문기업인 에이아이트릭스와 ‘인공지능 예측시스템 구축’에 관련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윤 원장은 에이아이트릭스가 개발한 최신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환자들에게 발생하는 긴급사항을 미리 발견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환자 사망위험을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6일에는 SK텔레콤과 업무협약을 맺고 5G통신망과 인공지능을 결합해 용인세브란스병원에 시범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윤 원장은 “첨단 디지털 시대에서 의료기관의 디지털화는 필수”라며 “용인세브란스병원을 인공지능 디지털병원으로 만들어 연세의료원 디지털화의 핵심축을 담당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용인세브란스병원 병실에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NUGU)를 설치하고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음성 명령만으로 실내 기기를 조작할 수 있게 만들어 편의성을 높일 계획도 세웠다.
연세의료원 관계자는 “윤 원장이 병원 디지털화에 강한 의지를 갖고 정보통신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연세의료원은 병원 디지털화에서 선도적 위치에 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