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이사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시장 공략을 위한 콘텐츠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마블의 히어로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도 마블코믹스에서 비롯돼 탄생한 것처럼 웹툰과 웹소설을 기반으로 한 지식재산권은 확장성이 매우 높은 수익원으로 여겨진다.
▲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이사.
30일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국내외에서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 발굴과 2차 콘텐츠 생산을 통한 수익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해외 각국의 현지 콘텐츠회사와 협업, 네이버웹툰의 '도전만화' 시스템을 통해 현지작가 발굴에 힘쓰는 한편 국내에서 5월1일부터 9월까지 모두 15억 원 규모의 상금을 걸고 다양한 장르의 웹툰과 웹소설 공모전을 진행한다.
도전만화는 신인이나 아마추어 작가들이 네이버웹툰 플랫폼에 작품을 연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작품이 인기를 얻으면 '베스트도전', '정식연재' 순으로 올라갈 수 있다.
네이버웹툰의 이번 공모전은 역대 국내 공모전 가운데 최대 규모라는 점 외에도 작품들의 영상화 등 2차 콘텐츠 생산까지를 염두에 둔 점이 눈에 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이사는 공모전 개최소식을 알리면서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높은 ‘K-콘텐츠’를 다양하게 발굴해내 글로벌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2차 콘텐츠의 생산·유통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김 대표는 “네이버웹툰은 국내 모바일 콘텐츠산업을 이끌며 국내에 숨겨져 있는 실력파 작가의 작품을 발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최대 규모의 공모전을 통해 더욱 새롭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시장에도 선보일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04년 네이버 사원으로 일할 때 조석 작가의 ‘마음의 소리’, 서나래 작가의 ‘낢이 사는 이야기’ 등을 발굴해 네이버웹툰의 깃대를 올렸다.
만화책 8천 권 이상을 소장하고 있는 ‘만화 마니아’이기도 한데 이런 열정과 안목에 힘입어 네이버웹툰은 당시 웹툰사업에서 앞서나가던 포털사이트 다음의 ‘만화 속 세상’을 따돌렸다.
현재 네이버웹툰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PC 포털사이트 네이버, 모바일 네이버, 네이버앱 등 네이버의 다양한 플랫폼에서 웹툰과 웹소설 등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2019년 1분기 기준으로 세계 월간 이용자수(MAU)가 5500만 명에 이른다. 특히 북미와 일본, 인도네시아 등 해외지역 이용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북미 월간 이용자수는 2017년 3분기 300만 명에서 2017년 4분기 400만 명, 2018년 2분기 500만 명, 2018년 4분기 600만 명으로 늘어났다.
웹툰과 웹소설 등 작품은 세계 이용자를 대상으로 팔릴 수 있고 그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점에서 수익화하기에도 좋다.
최근 개봉해 세계 각국에서 연일 흥행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마블의 히어로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도 마블코믹스 작품에서 시작한 콘텐츠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도 1분기 실적발표 뒤 콘퍼런스콜에서 네이버웹툰과 브이라이브(VLIVE) 등 콘텐츠사업을 네이버의 해외 전략사업으로 내세웠다.
한 대표는 “네이버웹툰은 올해 1분기 미국과 일본, 인도네시아 등 해외 이용자가 2018년 1분기보다 900만 명 이상 증가했다”며 “무료서비스로 확보한 이용자를 바탕으로 미리보기와 같은 최적화된 유료사업모델을 선보이고 현지 창작자들이 글로벌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크로스보더(국경을 넘는) 플랫폼으로 진화를 통해 수익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웹툰은 웹툰과 뮤직, 브이라이브로 구성된 콘텐츠 서비스부문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내고 있다”며 “네이버웹툰은 2018년부터 국내시장 월간 이용자 수는 성장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으나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안정적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과 ‘원 소스 멀티 유즈’가 가능한 사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 잠재력이 매우 풍부하다”고 바라봤다.
김 대표는 네이버가 출판만화를 디지털로 바꿔 내보내는 만화 서비스를 막 시작한 2004년 개발자로 네이버에 입사해 이 사업 책임자를 맡았다.
그 뒤 2004년 말 김규삼 작가의 ‘정글고’로 네이버의 첫 웹툰을 선보였고 웹툰업계 최초로 요일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2015년 네이버웹툰이 네이버의 첫 사내독립기업(CIC)이 됐을 때 리더를 맡았고 2017년 분사하면서 네이버웹툰 대표이사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