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 대출을 꾸준히 늘리며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발맞추고 있다.
그러나 개인사업자대출은 연체 가능성이 높고 경기 변동성에 민감해 시중은행이 건전성 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 26일 신한, KB국민,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실적 자료를 종합하면 개인사업자(소호)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
26일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실적 자료를 종합하면 개인사업자(소호)를 포함한 중소기업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1분기 중소기업대출 규모가 83조354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증가했다. 이 가운데 개인사업자대출 규모는 9.2% 증가해 대기업대출 규모 증가율인 0.6%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도 개인사업자대출 규모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각각 11%, 8.7%늘어났다. 대기업대출 규모 증가율(각각 6.6%, 4.6%)을 앞질렀다.
시중은행들은 최근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발맞춰 개인사업자대출 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정책적 과제 가운데 하나로 중소기업과 혁신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생산적 금융을 내걸고 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한 포럼에 참석해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모험자본을 늘리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며 “생산적 대출을 늘려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으로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총액은 191조5800억 원으로 2017년보다 9.8% 늘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은행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해 개인사업자 등 중소기업대출 비중을 늘리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사업자대출은 연체율이 높아질 위험성이 큰 만큼 시중은행들이 건전성 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개인사업자대출은 통상적으로 대기업대출과 비교해 연체율이 높고 재무제표 작성기준이 엄격하지 않아 부실위험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시중은행 연체율은 0.52%로 전월보다 0.07%포인트 높아졌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68%로 전월보다 0.08%포인트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연체율 변화는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며 “신규 연체 발생 등을 살펴보는 한편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시중은행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최근 앞다퉈 스타트업이나 소상공인 대출 규모를 늘리고 있지만 그만큼 심사기준도 함께 높이며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며 “우량 중소기업을 잘 고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