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이 마그나인터내셔널의 유압제어사업부를 인수하면서 다양한 글로벌 완성차기업과 거래를 늘리게 돼 현대자동차그룹 의존도를 줄이는 데 힘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온시스템은 매출의 절반가량을 현대차그룹에서 냈다.
▲ 손정원 한온시스템 대표집행임원.
21일 한온시스템에 따르면 마그나 유압제어사업부의 수주잔고를 그대로 넘겨받은 데 따라 현대차 매출 비중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현대차 수주가 줄어들지 않았음에도 다른 글로벌 기업과 계약량이 증가한 데 따라 상대적으로 현대차 매출 비중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고객 다변화를 위해 노력해왔는데 이번 인수로 상당 부분이 해결된 셈”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온시스템은 이번 인수만으로 현대차 매출 비중을 기존보다 10%포인트가량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수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마그나 유압제어사업부 인수로 현대차 매출 비중이 51%에서 41%로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2017년을 기준으로 마그나 유압제어사업부가 GM(16%), 폴크스바겐(10%), FCA그룹(9%) 등에서 높은 매출은 냈다. 이 실적이 반영되면서 한온시스템은 그동안 추진해 온 매출구조 다변화 전략에서 꽤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
조 연구원은 GM, 폴크스바겐, FCA그룹이 한온시스템 매출 비중에서 각각 5%, 5%, 3%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바라봤다.
한온시스템은 그동안 현대차그룹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힘써왔다.
현대차그룹을 통해 매출의 절반가량을 올리는 만큼 이 회사의 실적의 좋고나쁨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아 수익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어려웠기 때문이다.
한온시스템은 2023년까지 현대기아차 매출 의존도를 15%가량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는데 마그나 유압제어사업부 인수만으도 목표의 2/3를 달성하게 됐다.
한온시스템은 2018년 하반기에 연 기업설명회에서 “2017년 기준으로 매출 가운데 절반가량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서 냈는데 앞으로 5년 뒤에는 의존도를 36%까지 줄이고 주요 거래기업도 기존 3곳에서 7곳 정도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온시스템은 앞으로 글로벌 완성차기업과 거래를 늘리는 데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부품 공급계약은 대개 5년 단위로 갱신되는 만큼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고객사 확보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한온시스템은 34년 동안 공조시장에 몸담으며 쌓아온 기술력과 브랜드 평판이 큰 무기가 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게다가 마그나 유압제어사업부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완성차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한 만큼 발판은 마련한 셈이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34년된 기업인 만큼 고객사와 거래를 하면서 단단한 브랜드 평판을 다져왔다”며 “고객의 요구사항을 들어줄 수 있을 만큼 기술력도 갖췄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한온시스템이 마그나 유압제어사업부 인수로 열에너지 기술력을 확보하게 된 데다 기존 마그나 소속 기술직 직원 4천여 명도 함께 들이게 돼 공조시스템시장에서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한온시스템은 전장부문이 약했는데 마그나 인수로 이 부분이 보강되고 또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