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에 인공지능이 적용되면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 기초·임상연구에 필요한 데이터 수집과 분석기간이 평균 10년에서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수조 원에 이르는 개발 비용도 크게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우수한 IT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통계와 임상데이터 활용체계가 미흡하고 신약 개발 인공지능에 관련된 투자도 저조한 편"이라며 "정부가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개발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차원에서 272억 원을 투입해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에 인공지능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예컨대 글로벌 선두회사인 화이자는 IBM의 인공지능 ‘왓슨’을 면역항암제 개발에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제약사들은 비용과 인력 문제로 신약 개발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일부 기업에서 인공지능에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개발 방식이 앞으로 주류가 될 것”이라면서도 "(우리나라 제약산업 규모로 볼 때) 이는 정부 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 제약사들도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신약 개발에 도입해 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데 속도를 더욱 낼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은 2019년 초에 헬스케어인공지능사업부를 신설해 신약 개발 등에 적용할 인공지능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었는데 정부 플랫폼이 구축되면 신약 개발에 도움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동제약도 인공지능을 이용한 신약 개발에 힘을 받을 수 있다. 일동제약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주관으로 국내 제약사 24곳이 참여한 ‘인공지능 플랫폼 구축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주도해 왔다.
그밖에 한미약품 SK바이오팜 CJ헬스케어 GC녹십자 JW중외제약 등 여러 제약사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복지부는 산하기관들을 통해 인공지능을 통한 신약 개발과 관련한 지원환경을 마련하는 정책도 진행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함께 3월에 ‘인공지능 신약개발지원센터’를 세웠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인공지능 신약개발지원센터 개소식 당시 “인공기능 기술을 보유한 IT기업이 제약사와 협력하면 신약을 더욱 빠르고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며 “인공지능 신약 개발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전문인력을 키우고 연구개발 확대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은 최근 제약바이오협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인공지능 기반의 신약 개발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함께 키우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