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이 국내 지점들을 공격적으로 통폐합하며 미래에셋대우의 내실을 강화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8조 원이 넘는 자기자본을 갖췄음에도 수익성이 낮아 조직을 효율적으로 재정비해 수익성을 끌어 올리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19일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지난해 말 136개에 이르던 미래에셋대우 지점은 4월이 지나면 100개 미만으로 줄어든다.
미래에셋대우는 1분기에만 49개 지점을 22개 지점으로 합쳐 27개 지점을 줄였다. 단 석달 만에 전체 지점의 20%가량을 줄인 것이다.
4월 들어서는 7개 지점이 2개 지점으로 통폐합돼 현재 미래에셋대우의 지점은 104개인 것으로 파악됐다.
22일에는 2개 지점을 1개 지점으로, 29일에는 6개 지점을 2개 지점으로 합치기로 했다. 이 통폐합이 마무리되면 미래에셋대우의 지점은 99개가 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단순히 지점을 줄이려는 것은 아니라 더 많은 기능을 갖춘 점포로 재탄생시키려는 것"라며 "5월에 어느 지점들을 대형화할지, 얼마나 할지 등은 아직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올해 들어서만 점포통폐합을 비롯해 희망퇴직, 임금피크제 등을 실시하며 경영 효율화에 부쩍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대우증권을 합병한 뒤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1월에 전체 직원의 5%가 넘는 규모인 290명의 희망퇴직을 받았다.
임금피크제도 새로 도입했다. 올해부터 미래에셋대우의 만 55세 이상 정규직 직원들은 임금피크제, 명예퇴직, 주식상담역 전환 등 3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임금피크제는 만 55세에 직전 년도 연봉의 80%를 받고 그 다음부터 해마다 10%포인트씩 낮아지는 조건이다.
명예퇴직은 24개월치 급여와 6개월치 취업 지원금을 받으며 주식상담역 전환은 18개월치 급여와 5년치 학자금 또는 위로금 5천만 원을 받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래에셋대우를 포함한 대부분 증권사들의 인력구조가 '역피라미드형'이기 때문에 이 인력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이라며 "직원들을 꾸준히 채용하고 있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전체 직원 수가 줄어들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효율화 전략'을 적극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말 기준 미래에셋대우의 직원 수는 4500여 명으로 NH투자증권(3천여 명), KB증권(2800여 명), 한국투자증권(2700여 명), 삼성증권(2300여 명) 등 다른 증권사들과 비교해 훨씬 많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대우의 지점 수도 136개로 NH투자증권(76개), KB증권(97개), 한국투자증권(78개), 삼성증권(51개) 등보다 많았다.
반면 2018년 말 기준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 이익률(ROE)은 5%대로 증권사 가운데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자기자본 이익률은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기업의 수익성을 판단하는 데 활용된다. 자기자본 이익률이 낮을수록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초대형 종합금융투자회사로 꼽히는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이익률을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 11.7%, 삼성증권 7.1%, NH투자증권 6.6% 등이다.
최 부회장은 당분간 미래에셋대우의 조직을 재정비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는 올해부터 지점 통폐합이 본격화되고 인력조정 효과도 이어져 점진적으로 비용효율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2019년에는 자기자본 이익률이 6%대로 올라갈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