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분야에 ‘로보어드바이저’를 장려하는 정책이 추진되면서 증권사들 사이에 로보어드바이저사업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로보어드바이저사업에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최근 통과해 7월부터 로봇이 펀드를 직접 운용할 수 있게 허용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인간 자산관리사 대신 로봇이 투자와 자산관리를 대신해 주는 서비스다.
이전까지 로봇은 개별 계좌에 한해 투자자문 서비스만 담당할 수 있었으나 7월부터 펀드 운용도 맡을 수 있다.
현재 알고리즘 심사를 통과한 뒤 알고리즘을 활용해 서비스를 운용하고 있는 증권사는 키움증권을 비롯해 7개뿐이다.
이 가운데 키움증권은 사업 분야가 다양한 대형 증권사와 차별화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로보어드바이저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3종류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을 코스콤이 운영하는 테스트베드센터에서 심사 받아 검증을 마친 뒤 각각의 알고리즘 기반의 서비스를 운용하고 있다. 이 알고리즘은 외부 개발기업을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만든 것이다.
앞으로 로봇이 펀드를 직접 운용하기 위해서도 테스트베드센터 심사를 거쳐야 한다. 키움증권의 알고리즘은 기존에 검증을 마쳤기 때문에 일부 조건을 보완하면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펀드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이 로보어드바이저에 힘을 주는 것은
이현 대표이사 사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이 사장은 키움증권의 자회사 키움투자자산운용의 대표 시절부터 로보어드바이저의 ‘중위험 중수익’모델을 내세운 적이 있다.
이 사장은 “주식뿐 아니라 채권과 실물자산, 통화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데 로봇 서비스의 적응력이 빠르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지 않고 온라인에 특화한 키움증권의 영업방식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와 잘 맞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바일이나 컴퓨터를 활용한 비대면 거래에 로봇이 적용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는 기존 부유층 대상의 VIP 자산관리 서비스를 일반고객으로 대중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고객 저변을 확대해 거대한 신규 시장을 창출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