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기업 난야가 미국 마이크론에 이어 올해 D램 생산량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 공급과잉 완화로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난야가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반도체 투자를 축소하고 기존 생산라인을 연구개발 전용 라인으로 전환하는 긍정적 계획을 발표했다"고 분석했다.
대만 난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이은 세계 D램 4위 업체다.
난야는 올해 시설투자에 들이는 금액을 기존 계획보다 34% 줄이기로 했다. 지난해 시설투자에 들인 금액과 비교하면 66% 줄어드는 수치다.
기존 D램 생산라인을 연구개발 전용으로 전환하며 D램의 감산 결정도 발표됐다.
마이크론이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D램 생산량을 약 5%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데 이어 난야도 D램 공급 과잉을 완화하기 위한 생산 감축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셈이다.
마이크론과 난야가 D램 생산을 일제히 축소하면 공급과잉이 빠르게 완화돼 반도체업황 회복을 이끄는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실적 대부분을 D램에 의존하는 만큼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난야의 D램시장 점유율이 2.7%에 불과해 산업에 미치는 직접적 효과는 크지 않겠지만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무시할 수준이 아닐 수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도 세계 반도체기업의 전략 변화에 맞춰 D램 생산 감축을 결정할 가능성도 떠오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올해 D램 시설투자에 들이는 금액을 크게 줄이기로 했지만 여전히 D램 재고가 대량으로 쌓여 있어 이른 시일에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D램 생산량이 지금보다 줄어든다면 재고가 줄어드는 속도를 높일 수 있어 반도체업황 회복을 더 앞당기는 성과를 낼 수도 있다.
이 연구원은 1분기에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난야의 D램 출하량이 모두 직전 분기와 비교해 10% 이상 감소폭을 보인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D램 출하량 증가율도 0%에 그친 것으로 분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