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5G 가입자들 사이에서 5G 통신의 속도 지연 문제나 데이터 끊김현상 등을 불평하는 목소리가 높다.
많은 가입자들이 5G 스마트폰을 사고 5G 요금을 내지만 실제 5G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5G 서비스에 가입했지만 5G스마트폰이 주로 LTE망에 연결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통신3사에는 5G 스마트폰을 산 것이 아니라 LTE 스마트폰을 산 것 같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접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5G 가입자는 “스마트폰 설정을 ‘지금 사용하는 네트워크’로 해두면 LTE가 뜬다”며 “실제로 사용하는 네트워크가 5G가 아닌 LTE라는 말”이라고 불평했다.
5G에서 LTE로 변환할 때 데이터 끊김현상이 심하다는 지적도 많다. 전원을 껐다 다시 켜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이통3사가 내세운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의 5G’라는 구호가 무색하다.
이통3사는 5G를 통해 소비자들이 기존 동영상과는 차원이 다른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즐기고 심지어 자율주행차나 스마트공장이 스스로 움직이게 되는 등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고 홍보했지만 현실은 그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하지만 단기간에 문제 해결이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 이통3사의 고민이다. 기지국 등 인프라 부족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3일 기준으로 기지국 3만8천 개를 확보했는데 이를 연말까지 7만 개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KT는 3만5천 개로 출발했고 올해 안으로 대부분의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전국 인구의 트래픽 80% 정도를 커버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LG유플러스는 1만1천 개의 기지국을 마련했고 상반기 안으로는 5만 개, 하반기까지는 8만 개를 구축해 기지국 숫자에서는 선두에 오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처럼 이통3사가 연말까지 기지국 확충에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이는 연말까지 5G 서비스 안정화가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다.
현재 5G를 놓고 특히 건물 안에서 잘 안 터진다는 불만도 큰데 이 역시 관련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해결되는 문제다.
5G는 주파수 특성상 ‘직진성’이 강해 장애물을 만나면 강한 간섭현상이 생긴다. 벽이 많은 건물에서 네트워크가 잘 안 터지는 이유다.
또 5G는 높은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해 무선 신호를 전달하는 만큼 저주파 대역과 비교해 신호 도달거리가 짧다. 이 때문에 특히 건물이 많은 수도권에서는 기지국을 LTE 때보다 더 촘촘히 심어놓아야 한다.
이통3사는 현재 실내 중계기 등을 건물 안에 설치하면서 실내 네트워크 품질을 높이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새로 짓는 건물들을 중심으로 관련 장치를 놓고 있고 오래된 건물에는 차차 구축이 되는 만큼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 역시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무늬만 5G'라는 가입자들의 비판이 쏟아지자 이통3사 최고경영진이 직접 나서서 문제 해결을 독려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10일 오후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해 “오랫동안 5G 서비스를 기다려온 고객들의 기대를 충족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5G 커버리지, 속도, 콘텐츠, 고객 서비스 등 모든 영역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엄중하게 받아들여 서비스 완성도를 빠르게 높여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5G 네트워크 품질 전사 종합상황실을 열고 120명의 인력을 투입해 안정적 5G 서비스 제공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도 최근 신입사원과 만난 자리에서 기지국 8만 개 목표를 제시하며 품질 고도화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