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유상증자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자금의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취임과 동시에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는데 이번 유상증자 흥행 여부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009년 이후 10년 만이자 김 사장이 3월에 취임한 지 20여 일 만에 자본 확충을 추진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0일 이사회를 열어 925억5천만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일반공모 방식으로 1500만 주를 발행하며 신주 발행가액은 기준 주가에 25% 할인율을 적용한 6170원으로 결정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첫번째 이유는 관리종목 지정요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1일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소액주주가 보유한 주식 수가 유통주식 20%에 미치지 못해 주식 분산기준 미달로 관리종목 지정요건에 해당한다고 알렸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LS네트웍스가 지배주주로 있는 G&A사모투자전문회사(PEF)가 84.5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그 뒤로 자사주 12.53%, 소액주주 2.58% 등이다.
개인투자자가 이번 유상증자의 모든 신주 물량을 소화하면 소액주주 지분율은 26.22%까지 높아진다.
관리종목 지정요건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사주를 소각하는 등 다른 방안도 있지만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자본도 늘릴 수 있는 유상증자를 선택했다.
김 사장이 취임 일성으로 이베트스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를 3년 안에 1조 원까지 불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만큼 시동을 거는 것으로 보인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4042억 원으로 이번 유상증자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5천억 원대로 올라선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투자금융(IB)부문에 309억 원, 자기자본투자(PI)에 300억 원, 개인고객 영업(리테일)에 200억 원, IT인프라투자 100억 원 등 투자계획도 세웠다.
이번 유상증자로 그동안 개인고객 영업에 치중된 수익구조를 지닌 이베트스투자증권의 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실탄을 마련하는 셈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수년 동안 매각 이슈에 휩싸이면서 불안하게 바라보던 시장의 시선을 돌려놓을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증권업계에서 무게감 있는 인물로 꼽히는 김 사장이 취임한 데 이어 10년 만의 자본확충을 결정한 만큼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존재감은 한층 커질 수 있다.
이번 유상증자의 흥행 여부가 김 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는 지를 판단할 첫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관리종목 지정요건을 피하는 과정에서 최대주주인 G&A사모투자전문회사(PEF)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은 상황에 개인투자자들이 선뜻 투자를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사장의 목표대로 자본을 불려 나가려면 최대주주의 의지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동안 매각을 위해 비용 절감에 공들여오던 최대주주가 사업 다각화에 힘을 실어줄지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