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투자 전문가인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북한에 전 재산을 투자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대외개방 기조를 확대하고 있는 데 북한이 외국인들 투자유치로 대외개방의 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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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 |
7일 업계에 따르면 짐 로저스 회장은 4일 CNN머니와 인터뷰에서 “할 수만 있다면 북한에 전 재산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저스 회장은 1970년대 스탠다드앤푸어스(S&P) 수익률 47%를 뛰어넘는 4200%의 투자수익률을 올려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투자 전문가다.
로저스 회장은 “김일성·김정일 시대였다면 북한에 투자하지 않겠지만 김정은 비서는 놀라운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북한의 변화에 높은 기대감을 표현했다.
로저스 회장이 북한 투자에 관심을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로저스 회장은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는 뜻을 보였다. 로저스 회장은 “현재 북한의 변화는 매우 흥미로운 것”이라며 미국인이라 북한투자가 불법인 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북한은 올해 들어 해외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북한은 28개 나라와 투자 장려와 보호에 관한 협정을 맺고 13개 나라와 이중과세방지협정을 체결했다.
북한은 또 13개 경제개발특구 개발 총계획 수립을 마치고 해외 투자설명회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강산 국제관광특구도 이 가운데 포함돼 있다. 북한은 3월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에서 원산과 금강산 일대를 세계적 관광지로 개발하는 계획에 대해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북한은 금강산에 이어 백두산 관광도 활성화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2일 백두산 무봉노동자구 지역을 무봉국제관광특구로 지정하고 관광객과 외국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로 했다.
북한의 이런 변화는 김정은 비서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김 비서는 올해 신년사에서 “대외경제를 다각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를 비롯한 경제개발구 개발사업을 적극 밀고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비서는 지난해 5·30 경제활성화 조치로 모든 공장과 기업, 회사, 상점에 자율경영권을 부여하는 등 ‘우리식경제관리방법’이라는 이름으로 경제개혁과 개방 정책을 펴고 있다. 올해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7.5%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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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 |
다만 외국인 투자 유치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민간 부위원장은 6일 “김정은 정권이 경제적으로 꽤 괜찮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하지만 1980년대 초 중국의 개혁개방과 비교해 북한에 외국유입 자본이 없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외자유치를 목표로 2010년 베이징에 설치한 조선투자사무소가 사실상 폐업상태라는 점은 외국자본 유치에 대한 북한의 고민을 잘 드러내 준다. 이곳은 북한의 외자유치 총괄기구인 합영투자위원회의 베이징사무소로 북한이 해외에 설치한 첫 외자유치기구다.
그러나 북중관계가 경색국면으로 돌아서면서 중국의 대북투자는 급감했고 결국 조선투자사무소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 많다.
한 대북 전문가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북한의 경제성장 잠재력을 높게 보고는 있지만 그 이상으로 외교적·정치적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런 불안이 완화하지 않으면 투자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