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MG손해보험이 제출한 경영개선계획 가운데 우리은행의 리파이낸싱이 MG손해보험의 건전성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G손해보험의 최대 주주인 자베즈펀드는 NH농협은행(400억 원), 한국증권금융(300억 원), 새마을금고중앙회(200억 원)로부터 900억 원을 빌려 MG손해보험을 인수했다
우리은행이 MG손해보험 리파이낸싱에 참여한다면 이 대출금의 금리를 낮추거나 상환일정에 여유를 주는 방식으로 MG손해보험의 건전성 개선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MG손해보험은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5%를 나타내 금융감독원의 권고기준인 150%를 크게 밑돌았다.
이미 지급여력비율과 관련해 세 번의 경영개선 권고를 받은 상황이라 건전성을 개선하지 못하면 영업정지나 강제 매각 등 경영개선명령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MG손해보험의 경영정상화를 전제로 리파이낸싱 제안을 한 상태”라며 “리파이낸싱 금리나 상환조건 등 세부조건에 관해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MG손해보험의 대출이 제1 금융권에서 주로 이뤄져 리파이낸싱 수익성이 낮을 것으로 보이는 데도 우리은행이 참여한 점을 두고 업계에서는 손 회장이 장기적으로 MG손해보험 인수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손 회장은 1월 우리금융지주 출범식에서 “올해는 표준등급법 적용으로 자기자본비율 관리로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사, 저축은행 등 규모가 작은 회사부터 인수합병할 것”이라면서도 “규모가 큰 회사들은 합작 투자와 지분 참여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해 보험사, 증권사 등 대형 금융회사 인수에 발을 들일 여지는 남겨뒀다.
MG손해보험은 지난해 지급여력비율이 낮아지는 등 경영 악화에도 불구하고 순이익 51억 원을 낸 데다 손해보험사 매물이 시장에 많지 않다는 점에서 손 회장이 관심을 둘 수 있는 회사라는 시각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 국제회계 기준(IFRS17) 적용을 앞두고 자본 적립이 필요한 손해보험사의 가치가 시간이 지날 수록 떨어지고 있어 손 회장이 손해보험사 인수를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시장에 마땅한 손해보험사 매물이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신규 손해보험사 인가는 없었다는 점에서 손 회장이 내부등급법 적용으로 자기자본비율에 여유가 생기는 내년 이후로 MG손해보험 인수에 관심을 둘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현재 상황에서 단순계산으로 MG손해보험의 매각가를 잡아보면 24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리파이낸싱 비용 900억 원, 지급여력비율 정상화를 위한 유상증자 비용 800억 원, 자베즈펀드의 후순위채권 인수 비용 600억 원을 더한 가격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