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밥캣의 상장을 추진하면서 두산인프라코어의 기업가치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두산이 두산그룹 지주회사에서 해제되면서 두산인프라코어는 밥캣 지분 보유 규제에서 벗어나 투자를 유치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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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
박 회장은 이르면 상반기중 밥캣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매각)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런데 밥캣의 실적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어 박 회장이 밥캣의 상장시점을 언제로 결정할지 주목된다.
1일 두산인프라코어에 따르면 밥캣의 지주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밥캣홀딩스는 올해 1분기 매출이 9411억 원, 영업이익이 92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4.6% 늘었고 영업이익은 126.6% 증가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사업 부진으로 경영실적이 하락했는데 밥캣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1분기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 292.9%로 높은 편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63.6%에서 더 높아졌다.
밥캣이 상장되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재무구조를 대폭 개선할 수 있다.
두산그룹 지주회사였던 두산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지주회사에서 최근 해제됐다. 두산의 자체 사업부문이 커지면서 지주부문 자산비율이 전체의 50% 이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두산의 손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도 증손회사 밥캣홀딩스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하는 규제에서 벗어났다. 밥캣홀딩스 지분을 매각하거나 신주를 발행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두산그룹은 지난달 초 밥캣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를 위한 투자 안내서를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에게 발송했다. 박 회장은 8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들은 두산그룹이 본격적으로 밥캣 상장준비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박용만 회장은 밥캣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달 27일 두산인프라코어의 국내 콤팩트 건설기계사업 자산을 밥캣코리아에 560억 원에 양도한다고 밝혔다. 건설기계사업을 밥캣에 몰아줘 영업경쟁력과 관리효율성을 비롯해 밥캣 가치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산인프라코어가 밥캣에 투자한 금액을 감안하면 밥캣의 기업가치가 여전히 기대에 못미쳐 상장은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밥캣의 기업가치는 3조 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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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
두산인프라코어는 2007년 밥캣을 인수할 때 49억 달러를 투입했다. 밥캣은 미국을 덮친 금융위기의 여파로 2008~2009년 1조2400억 원의 적자를 냈는데 이 때문에 두산인프라코어는 밥캣에 1조 원을 더 수혈했다.
밥캣에 돈을 쏟아부으면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재무상황도 악화하기도 했다.
밥캣은 2010년 3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선 이후 계속 흑자를 내고 있다. 이제 밥캣이 두산인프라코어 실적을 떠받치고 있다.
그동안 투자금융업계에서 두산그룹이 내년 상반기에 밥캣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밥캣의 기업가치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 두산그룹이 상장시기를 2~3년 뒤로 미룰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두산그룹이 최근 보낸 밥캣의 투자안내서에 5년 이내에 상장되지 않을 경우 투자금 회수를 보장하는 파격적 조건을 내걸었는데 이도 두산그룹이 밥캣의 성장을 확신하며 밥캣의 상장시점을 여유있게 잡고있다는 관측을 낳게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