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2018년 9월 지주회사체제 전환 이후 과제로 남은 순환출자구조 해소를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까?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HDC그룹의 지주사 HDC가 HDC아이서비스 등 자회사 3곳이 들고 있는 계열사 HDC아이콘트롤스 지분 27.9%를 사들이는 방안이 정 회장이 선택할 유력한 순환출자 해소방안으로 꼽힌다.
HDC그룹이 해소해야 할 순환출자구조는 HDC의 자회사인 HDC아이서비스, HDC아이앤콘스, HDC현대EP가 HDC아이콘트롤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HDC아이콘트롤스가 다시 HDC 지분을 들고 있는 방식으로 이뤄져 있다.
공정거래법은 지주사의 자회사가 직접 출자해 지배하는 손자회사가 아닌 그룹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위제한 요건'을 두고 있다.
정 회장은 2년 유예기간이 끝나는 2020년 9월까지 자회사들이 보유한 HDC아이콘트롤스 지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지주회사들의 행위제한 요건 해소행위들을 볼 때 HDC가 HDC아이콘트롤스를 손자회사로 편입하거나 합병하는 방식보다는 HDC가 자회사 3곳이 보유하고 있는 HDC아이콘트롤스 지분 27.9%를 매입해 HDC아이콘트롤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라 연구원은 “이를 위해서는 최근 HDC아이콘트롤스 주가 기준으로 대략 500억 원의 현금이 필요하지만 지주회사로서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HDC아이콘트롤스가 들고 있는 HDC 지분 1.8%를 매각한다면 순환출자 고리를 끊을 수 있게 된다. HDC가 직접 이 지분들을 사들일 수도 있지만 현재 HDC의 현금보유 상황을 따져볼 때 차입 부담을 지기보다는 제3자 매각을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 회장이 2018년 11월과 12월 장내에서 매입을 통해 HDC 지분을 1.63% 사들인 것도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정 회장의 HDC그룹 지배력이 약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된다.
HDC아이콘트롤스는 HDC 등을 비롯해 보유한 그룹 계열사 지분을 정리해 약 1천억 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정 회장의 지배구조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아 HDC가 HDC아이콘트롤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이 안전한 방법으로 평가된다.
마지막으로 금융회사인 현대선물 지분 8.7%까지 처리하면 HDC그룹은 ‘지주회사제체 내 금융회사 지분 소유 금지’라는 행위 제한요건도 충족해 지주회사제체 전환을 완전히 마무리 하게 된다. 현대선물 지분 매각은 이르면 올해 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HDC 관계자는 순환출자 해소 방법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기존 현대산업개발을 지주회사인 HDC와 사업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로 인적분할하면서 2018년 9월 지주회사체제를 구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