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는 ‘승리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데 더해 국세청까지 팔을 걷고 나서 세무조사의 표적이 됐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YG엔터테인먼트를 대상으로 조사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조사4국은 주로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며 ‘기업 저승사자’로 불리는 곳이다.
국세청이 중견기업 세무조사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단순히 세금 탈루를 적발하는 데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버닝썬 클럽 폭행 사태로 경찰 등 공권력과 결탁 의혹을 받고 있는 만큼 국세청도 세무조사를 단단히 벼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YG엔터테인먼트는 2016년 정기 세무조사를 받았다. 통상적으로 정기 세무조사는 5년마다 실시하고 있어 이번 세무조사는 특별 세무조사다. 일각에서는 조사 인원이 100명에 이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대규모 조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20일부터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양현석 최대주주 개인과 그가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클럽 ‘러브시그널’이 개별소비세를 탈루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YG엔터테인먼트가 소속 아티스트들의 해외공연 수익을 축소로 신고하고 해외로 재산을 빼돌리는 방법을 써 역외탈세를 했을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양민석 대표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양 대표는 YG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자회사 YG플러스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양 대표는 YG엔터테인먼트 안에서는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빅뱅을 대표 아티스트로 키워냈고 새로운 먹거리를 위한 사업을 위해 YG플러스에서도 대표로 일한다.
YG엔터테인먼트는 대표 가수 빅뱅에 매출의 대부분을 의존해온 만큼 빅뱅 멤버가 입대해 생기는 공백을 메꿀 사업을 찾았다. 하지만 '승리 사태'로 소속 아티스트들의 이미지가 추락한 데 이어 사업들도 과세당국으로부터 세무조사가 이뤄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양 대표는 2014년 음원사업을 하는 자회사 YG플러스를 세웠다. YG플러스는 이후 계속 고전해오다가 지난해 처음 흑자 전환했다. 네이버에 음원을 독점으로 공급한 사업이 빛을 본 것이다. 지난해는 연결기준으로 매출 1023억5천만 원, 영업이익 8억700만 원, 순손실 14억3100만 원을 냈다.
하지만 음원사업을 제외한 아티스트를 앞세운 사업은 앞으로 성과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빅뱅 이후 그동안에도 이렇다 할 대어급 아티스트를 배출하지 못했는데 이번 사태로 이미지가 추락해 고전할 공산이 커졌다.
양 대표는 아티스트를 내세운 ‘원 소스 멀티 유즈’ 경영방식을 썼다. 아티스트를 활용한 사업으로 다각화를 시도했으나 패션사업, 외식사업 등 줄줄이 실적이 부진했다.
외식사업 계열사인 YG푸즈는 2017년 순손실 10억 원, 2018년 3분기까지 순손실 2억 원을 냈다.
패션사업도 접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합작해 설립한 ‘네추럴나인’을 올해 1월 청산했다. 네추럴나인은 2012년 두 회사의 공동출자로 설립됐고 양 대표가 맡아왔다. 스트릿 의류 브랜드 노나곤을 출시했는데 영업손실을 계속 이어왔다.
적자를 이어온 것은 외식사업, 패션사업 등에서 빅뱅, 2NE1 등 아티스트를 내세웠어도 상품, 서비스 자체의 품질이 떨어져 고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티스트를 내세운 사업의 성과도 부진한 데 이어 ‘승리 사태’로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의 이미지도 추락하고 있어 양 대표는 사면초가 상황에 놓인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