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올해 티볼리와 렉스턴스포츠 흥행에 힘입어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까?
쌍용차는 2011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된 뒤 2016년을 제외하고는 영업적자를 이어왔는데 꾸준히 판매량을 늘려가는 티볼리와 렉스턴스포츠를 발판 삼아 올해 흑자 전환을 노리고 있다.
20일 쌍용차에 따르면 티볼리와 렉스턴스포츠의 판매량 증가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올해 1~2월 티볼리는 내수시장에서 모두 6031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했다.
렉스턴스포츠는 7715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6.8% 늘었다.
2018년 4분기에 쌍용차가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린 이유로 티볼리와 렉스턴 스포츠의 흥행이 꼽히는 만큼 두 차량의 판매량과 쌍용차의 흑자 전환은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다.
최종식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도 “티볼리 브랜드의 선전과 렉스턴 포츠의 성공적 출시로 9년 연속 내수 판매 상승세를 보였다”며 티볼리와 렉스턴스포츠를 최대 실적 달성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티볼리와 렉스턴스포츠는 지난해 쌍용차의 내수 판매를 책임진 든든한 효자 차량들이다. 두 차량의 판매량은 쌍용차 전체 판매량의 78.7%에 이른다. 2018년에 티볼리는 4만3897대, 렉스턴스포츠는 4만2021대 팔렸다.
올해 1월 출시한 렉스턴스포츠의 롱바디모델인 렉스턴스포츠 칸도 소비자에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어 쌍용차의 흑자 전환 달성에 힘을 보내고 있다.
티볼리와 렉스턴스포츠가 판매량에서 경쟁사의 동급 차종을 크게 앞서며 사실상 독주하고 있다는 점은 쌍용차의 흑자 전환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티볼리는 2015년 1월 출시 이후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시장에서 절대 강자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2017년 7월 내놓은 코나가 신차효과를 누리며 2018년 티볼리를 제치고 소형 SUV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격차는 크지 않았다. 코나 전기차모델 판매량 1만1193대를 제외하면 오히려 티볼리가 4622대 더 팔렸다.
올해 1~2월에도 국내에서 티볼리는 코나보다 1766대 더 팔렸다. 더욱이 코나의 2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7% 줄어 들었다.
픽업트럭시장에서 렉스턴스포츠의 입지도 티볼리 못지 않다.
마니아층에만 인기가 높던 픽업트럭시장에 과감하게 진출해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틈새시장을 공략한 데다 SUV가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주류로 자리매김하면서 큰 차량에 거부감이 줄어든 덕분으로 렉스턴스포츠가 높은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GM이 중형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올해 안으로 출시하는 데 따라 렉스턴스포츠 판매량이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렉스턴스포츠가 픽업트럭시장을 먼저 선점한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쌍용차는 올해 하반기 티볼리 부분변경모델을 출시한다.
소비자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며 디자인과 성능에서 진화를 꾀해온 점이 티볼리의 장수 비결로 꼽히는 만큼 소형 SUV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굳히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렉스턴스포츠 칸으로는 유럽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쌍용차는 17일 막을 내린 제네바모터쇼에서 렉스턴스포츠 칸의 유럽 출시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수출 부진이 쌍용차 실적에 최대 난제로 꼽히는 만큼 렉스턴스포츠 칸의 성공적 해외시장 진출은 쌍용차가 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올해 3월 쌍용차가 SUV 명가 자부심을 내걸고 출시한 새 코란도의 기세도 만만찮아 쌍용차의 흑자전환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린다. 신형 코란도는 출시 되기 이전에만 사전예약 3천대를 넘어섰다.
최종식 사장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하며 흑자 전환을 향한 의지를 다졌다. 그는 “쌍용차는 올해 ‘렉스턴스포츠칸’과 ‘코란도’ 출시로 SUV 라인업이 완전히 새로워지는 만큼 판매실적을 창사 이래 최대로 올려 흑자 전환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2018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7047억 원, 영업손실 641억7600만 원을 냈다. 자동차는 내수와 수출을 더해 모두 14만3309대 팔았다. 올해 목표 판매량은 16만3천대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