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여행사들이 한국과 중국 하늘길 확대로 중국 송출객의 가파른 회복이라는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특정 지역을 목적지로 하는 항공 노선이 늘어나는 것은 그 지역으로 향하는 여행 수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 김진국 하나투어 대표이사 사장과 유인태 모두투어 사장.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곤 한다”며 “지난해 여행업계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여행사들의 동남아 지역 송출객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저비용항공사들의 신규 취항이 베트남 취항에 집중됐던 데 큰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인의 일본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것 역시 한~일 노선에 취항하는 항공사가 증가한 데 힘입은 것이 크다.
국토교통부는 한국과 중국 항공회담으로 주 60회의 여객 운수권이 추가된다고 밝혔다. 기존 여객 운수권이 주 548회였던 것을 살피면 10%가 넘는 운수권이 추가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운수권 추가와 관련해 국내 항공사 뿐 아니라 중국 항공사 역시 매우 관심이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운수권 배분이 완료된다면 중국으로 향하는 노선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여행사들의 중국 송출객 증가에도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다는 뜻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항공회담은 기본적으로 중국인 관광객 수요 증가 기대감을 높이는 일이지만 중국인의 한국 방문이 쉬워졌다는 것은 동시에 한국인의 중국 방문도 쉬워졌다는 뜻”이라며 “2010년 이후 중국 출국 수요가 둔화됐다가 2014년 노선 확대 이후로 성장세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처럼 이번 한중 항공회담 결과 또한 중국 여행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운수권의 증대로 항공사들의 경쟁이 본격화돼 중국 노선의 가격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 역시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중국 운수권 증대의 효과를 두고 “항공권 가격 하락 등으로 소비자 편익이 증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투어나 모두투어 등 여행사의 전통적 캐시카우인 패키지상품의 원가에는 항공권 가격이 포함되기 때문에 항공권 가격의 인하는 여행사들의 원가 부담을 낮추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항공 공급이 급속도로 늘어나게 되면 항공사들 역시 빈 좌석을 채우기 위해 여행사를 통한 단체여행객을 활용할 유인이 생기게 된다.
2018년 하반기부터 부진을 거듭했던 여행업계 업황은 올해 중반부터 조금씩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2019년 4~5월 예약률은 소폭의 감소 또는 소폭의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며 “6월부터는 패키지 수요 연간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여행사들이 보이고 있는 여행 수요 회복세의 중심에는 중국 여행 수요의 회복이 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3월 초 발표한 2월 모객자료에 따르면 두 회사의 2월 해외여행 수요는 모두 지난해 2월보다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중국 송출객 수는 각각 7.7%, 33.3% 증가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전체 송출객 수 가운데 중국 송출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9.8%, 16.3%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중국 송출객 수는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2016년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2017년에 급감했던 것과 비교하면 착실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한중 항공회담이 여행사에게 긍정적 결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