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시장은 26일 광주시청 간부회의에서 “5.18 망언 이후 대구와 펼쳐온 달빛동맹이 오히려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며 “광주시민에게 사과했던 권영진 시장의 열린 마음과 역사의식이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5.18 망언이 알려진 직후 이 시장에게 “일부 한국당 국회의원들의 비상식적 망언으로 광주시민들에게 깊은 충격을 줬다”며 사과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었다.
하지만 권 시장은 정작 24일 국회에서 진행된 ‘5.18민주화운동의 올바른 인식과 가치 실현을 위한 시·도지사 공동입장문’ 발표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철우 경북지사 역시 공동성명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용섭 광주시장 등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장 17명 가운데 15명은 국회에 모여 “5.18 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있어 가장 빛나는 역사”라고 밝히고 “극히 일부가 정치적 목적을 갖고 폄훼와 왜곡을 일삼고 있다”고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망언을 비판했다.
권 시장이 공동성명에 불참한 것은 대구시의 한국당 지지층, 지역 정서 등을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이를 감안한 듯 박원순 시장도 “권 시장은 5.18 망언을 비판하는 입장문에 공감하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당 소속으로서 공식적으로 입장문에 이름을 올리는 데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페이스북에서 공동성명 불참을 지적한 시민 댓글에 “전국시도지사협의회 명의로 입장문을 발표하는 문제가 논의됐지만 협의회 차원의 입장발표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서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동성명과 관련해 내게 연락한 사람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대구시청 관계자도 권 시장의 5.18 망언 관련 추가적 의견 발표 등 향후 행보를 묻는 질문에 “공식적으로 알려줄 수 있는 사실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권 시장은 광역단체장들의 공동성명에 불참했지만 5.18 망언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분명하게 유지함으로써 한국당과 거리를 두고 있다.
대구시 시민단체들은 18일 대구시 북구 엑스코의 한국당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현장에서 김진태 김순례 이종명 의원 등 5.18 망언 관련 한국당 의원들의 제명을 촉구했다.
시민단체들은 “5.18 망언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온 국민의 피땀 어린 역사를 통째로 부정한 역사적 망발”이라며 “한국당은 3명의 망언 의원들을 국회에서 퇴출해 국민에 사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리얼미터가 집계한 15일 기준 대구와 경북의 한국당 지지도는 이전 주보다 13%포인트 이상 떨어져 34.9%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