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2026-03-04 16: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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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인도 진출 30주년을 맞아 신차 투입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앞서 현대차그룹이 러시아 공장 재인수를 포기했고, 최근 미-이란 전쟁으로 중동의 지정학적 불확실성까지 커진 상황이라 대표적 신흥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 시장의 판매 실적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로 인도 진출 30주년을 맞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인도 시장에 신차를 대거 투입해 최근 감소세에 있는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1996년 5월 첫 법인을 세우고 인도에 진출한 현대차는 30년 동안 판매량을 70배 가까이 늘렸지만, 현대차·기아 합산 인도 시장 점유율은 2020년 이후 하락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 기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셀토스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뿐 아니라 현대차 준대형 SUV 팰리세이드, 소형 SUV 크레타 3세대 모델 등 신차를 투입해 점유율을 늘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4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인도 진출 30주년을 맞는 현대차그룹이 현지에서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다시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는 인도에 1996년 5월 법인을 설립한 뒤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같은 해 10월 인도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생산 공장을 세우면서 현지 양산을 시작했다.
1998년 현대차는 인도에서 8447대를 판매했고, 다음 해에는 1만7627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하지만 2000년엔 판매량이 8만2896대로 5배 가까이 뛰었다.
현대차의 인도 시장 판매량은 이후 2018년까지 20년 동안 단 한 번도 꺾이지 않고 꾸준히 증가했다. 2002년 10만 대, 2007년 20만 대, 2010년 30만 대, 2014년 40만 대, 2016년 50만 대를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60만 대를 넘었다.
기아는 2017년 4월 인도 법인을 설립하고, 2019년 7월 안드라프라데시주에 위치한 아난타푸르 공장에서 셀토스 양산을 시작했다.
기아는 인도 판매를 시작한 2019년 4만4918대 판매고를 기록했다. 2020년 13만9714대로 판매량이 3배 이상 증가했고, 2022년에는 25만1092대를 판매하며 20만 대를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판매량 27만9657대로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썼다.
올해 2월에는 현대차가 6만6134대, 기아는 2만7610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량이 현대차는 12.6%, 기아는 10.3% 증가했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역대 2월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 현대자동차의 인도 시장 전용 전기차 ‘크레타 일렉트릭’. <현대자동차>
현대차와 기아 모두 판매량에선 지난해와 올해 좋은 실적 흐름을 이어오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현대차·기아의 인도 시장 합산 점유율은 약 26% 기록했다. 이후 시장 점유율이 계속 줄었다. 최근 3년 간 시장 점유율은 2023년 20.1%, 2024년 19.6%, 2025년 18.3%를 기록했다. 2년 연속 20%를 넘지 못한 것이다.
점유율이 줄긴 했지만 현대차그룹은 인도 자동차에서 점유율 2위를 지키고 있다.
인도 자동차 시장 1위인 일본-인도 합작기업 마루티스즈키도 시장 점유율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마루티스즈키의 시장 점유율은 2020년 53%에서 지난해 39.9%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마루티스즈키의 점유율을 현대차그룹이 가져오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셀토스 2세대 모델을 한국보다 인도에 먼저 출시했을 정도로 인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셀토스는 기아가 인도 현지에서 처음으로 생산한 모델로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올해는 준대형 SUV 팰리세이드 출시도 검토 중이다. 인도 소비자들은 소형차를 선호하는 성향이 강하지만, 앞으로 시장이 점차 고급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 전략차종인 소형 SUV 크레타 완전변경 모델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크레타는 ‘인도 국민차’로까지 불리는 모델이다. 지난해 마루티스즈키 소형 세단 디자이어에 이어 모델별 판매 순위 2위를 차지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인도에서 19개 모델을 판매 중인데, 2030년까지 26개로 늘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량과 함께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신차를 출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현대차그룹이 인도에서 선호도가 높은 SUV 중심으로 라인업을 꾸리고 있기 때문에 신차 효과까지 누린다면 점유율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