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이 ‘효율화 전략’을 내세우며 국내 지점과 해외법인을 재정비하고 있다.
운영 실익이 없는 국내 지점과 해외법인의 규모는 대폭 줄이고 거점점포를 중심으로 운영해 미래에셋대우의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22일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2월에 9개 지점을 통폐합한 데 이어 이번 달 안에 추가로 4개 지점의 통폐합을 앞두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2018년에 지점 30여 개를 통폐합했는데 올해는 1, 2월에만 벌써 18개 지점을 통폐합하기로 한 것이다.
미래에셋대우는 2016년 말 통합법인을 출범한 뒤 지점 조정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지만 소매금융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소규모 지점의 운영에 실익이 없어지자 비용 절감 차원에서 점포 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인근 지역에 같이 있어 중복된다고 여겨지는 지점들을 중심으로 통폐합을 진행하고 있고 인원을 줄이는 것은 아니다”며 “3월 통폐합 대상 지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해외법인들의 자본도 재조정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4월 영국 법인 주식 3억 주를 약 3360억 원에 처분한 뒤 이 자금을 홍콩 법인의 자본을 늘리는 데 쓰기로 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유럽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런던 법인의 규모를 줄이고 그 돈을 활용해 홍콩 법인의 규모를 키우기로 한 것이다. 홍콩 법인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해외사업의 거점으로 삼은 곳이기도 하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런던 법인에서 수익이 나지 않아 규모를 줄이게 된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환경을 고려한 결정이며 홍콩 법인을 더 키우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수익성이 낮은 국내 지점과 런던 법인의 규모를 줄여 절감한 비용을 국내 거점점포와 홍콩 법인을 강화하는 데 활용해 미래에셋대우의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의 2018년 말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6%로 그렇게 높지 않다.
지난해 글로벌 종합투자금융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자기자본을 8조3천억 원까지 늘렸지만 증시 부진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줄었다. 미래에셋대우의 2018년 연결기준 순이익은 2017년(5049억 원)보다 8.7% 줄어든 4612억 원으로 잠정집계됐다.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초대형 종합금융투자회사로 꼽히는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을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 11.7%, 삼성증권 7.1%, NH투자증권 6.6%, KB증권 5.4% 등을 보였다.
자기자본이익률은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기업의 수익성을 판단하는 데 활용된다. 미래에셋대우는 대형 증권사 가운데 자기자본이익률이 낮아 그만큼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장효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는 합병한 뒤 증권업계 최대 규모로 성장했지만 그만한 수익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며 “대형 증권사 가운데 최저 수준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 부회장은 효율화 전략을 통해 지난해 크게 악화된 수익성을 조금이나마 회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지점 통폐합, 해외법인 자본 조정 등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정을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