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치 타이어(17인치 이상 타이어) 제품의 판매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것인데 미국 테네시 공장의 적자고리가 아직 끊어지지 않은 데다 북미시장 내 유통망을 잃을 가능성도 커 실적 개선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사장.
14일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올해 북미시장에서 고인치 타이어의 판매 비중을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지난해 한국타이어의 북미 타이어 판매량은 줄었지만 2018년 4분기 기준으로 북미시장에서 고인치 타이어의 판매 비중은 전체 타이어 판매량의 66.3%까지 증가했다.
타이어 크기와 자동차 성능이 비례하는 데다 일반적으로 고인치 타이어의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는 점에서 한국타이어는 고인치 타이어 판매 확대를 프리미엄 타이어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고인치 타이어는 보통 고성능, 고가 차량에 탑재되기 때문에 프리미엄 상품으로 인식된다”며 “이를 위해 한국타이어는 아우디와 벤츠, BMW 등의 해외 완성차기업에 타이어 공급을 늘리는 데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13일 2018년 실적을 내놓으면서 “프리미엄 신차용 타이어 공급과 프리미엄 상품 경쟁력 강화를 통한 프리미엄 이미지 높이기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프리미엄 타이어 전략 강화에 맞춘 마케팅은 이미 시작됐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에 메이저리그와 공식 후원계약을 맺고 홈플레이트 광고를 비롯 MLB 네트워크를 활용한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메이저리그 30개 구장에 광고판을 설치하는 데서 몇 걸음 더 나간 전략이다.
다만 프리미엄 타이어 전략만으로 북미사업에서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 낙관하기는 어렵다.
2017년 가동을 시작한 미국 테네시 공장은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해 투자비용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완성차기업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신차용 타이어(OE) 물량 확보에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에게 타이어를 받아 미국에 판매하던 대형 유통기업이 파산신청을 한 데 따라 주요 유통망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한국타이어의 북미사업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2018년 4분기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 30%를 차지하고 있는 유통기업 ATD와 시어스의 파산신청이 ATD 의존도가 높았던 한국타이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타이어는 유통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실적 안정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주요 유통망 확보가 시급한 만큼 한국타이어는 프리미엄 타이어 전략을 강화하는 동시에 유통망 확대에도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호주 작스타이어즈와 독일 라이펜 뮬러를 인수하는 등 글로벌 유통망을 적극적으로 넓히고 있는 만큼 북미 지역에서도 비슷한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는 데 따라 한국타이어는 프리미엄 타이어 전략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2013년 아우디, 벤츠, BMW 등 주요 수입완성차 3곳에 타이어를 공급한 순간부터 한국타이어의 프리미엄 타이어 전략은 이미 시작됐다”며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도 곧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