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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 게이츠 MS 창업자 |
컴퓨터가 진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모든 집에 있는 모든 책상에 컴퓨터를 두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이런 빌 게이츠의 목표를 두고 정신 나갔다고 말한 이들이 많았지만 현실이 됐다.
이제 PC의 시대는 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보급률은 24%를 기록해 PC보급률 (20%)을 넘어섰다. 스마트폰은 처음 등장한지 불과 4년 만에 PC 보급률을 추월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올해 세계 PC 출하대수가 지난해보다 4.9% 감소할 것이며 앞으로 수년동안 PC 시장 규모가 위축될 것이라고 점쳤다.
그런데도 빌 게이츠는 앞으로 PC가 더 진화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는 MS 창립 40주년을 맞은 지난 4일 “앞으로 컴퓨터는 더욱 삶의 구석구석 스며들 것”이라며 “컴퓨터는 앞으로 10년 동안 그 이전보다 더 빠르게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빌 게이츠의 말대로 PC는 변신을 통해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하드웨어적 진화는 PC를 PC를 책상에서 밀어내고 있을 정도다.
손가락 만한 스틱형PC에서부터 아예 마우스 자체가 PC인 제품까지 다양한 PC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PC의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 어디서든 내 PC를 쓸 수 있다
PC가 이제 책상에서 탈출하고 있다. 초소형 PC가 주목받고 있다. 사람 손가락 크기 만한 PC에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를 연결할 수 있고 무선랜을 잡아 인터넷을 사용할 수도 있다.
모니터나 키보드 같은 주변기기만 있다면 나만의 컴퓨터를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
구글은 지난달 31일 크롬 운영체제(OS)를 탑재한 USB드라이브 크기의 소형PC 크롬비트(Chromebit)를 공개했다. 구글은 미니 데스크톱인 크롬박스에 이어 이번에 더 급진적 PC를 내놓았다.
크롬비트는 TV의 HDMI포트에 연결하면 노트북을 쓰듯이 크롬 웹브라우저를 활용해 웹서핑과 지메일, 유튜브 등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
크롬비트는 TV뿐 아니라 디지털사이니지와 같이 디스플레이 광고게시판 등에도 크롬비트를 꽂기만 하면 PC처럼 작동한다. 구글은 크롬비트의 가격을 100 달러 미만으로 저렴하게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크롬비트를 활용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365와 같은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와 업무용 도구까지 지원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박람회인 CES에서도 PC의 소형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인텔은 지난 1월 CES 2015에서 스틱형 PC인 인텔 컴퓨트스틱(Compute Stick)을 공개했다.
인텔 컴퓨트스틱은 89달러짜리 리눅스 버전과 149달러짜리 윈도8.1 버전으로 출시된다. 크로비트와 마찬가지로 HDMI 포트가 있어 HDMI 포트가 있는 모니터나 TV에 꽂으면 PC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폴란드의 벤처기업인 마우스박스는 마우스 안에 소형 PC를 넣은 ‘마우스박스’라는 제품을 선보였다.
이 PC는 겉으로 보면 일반 마우스와 차이가 없다. 그러나 속에 고성능 프로세서와 128GB의 대용량 저장장치(SSD), 가속도 센서 등을 탑재했다.
마우스박스는 HDMI 유선단자로 모니터 연결할 수 있다. HDMI, VGA, DVI 단자를 지닌 디스플레이의 단자에 무선 모듈을 꽂아서 무선으로 모니터 연결을 할 수도 있다.
마우스박스는 “지금까지 컴퓨터 디자인과 외관에 대한 접근은 항상 변화가 없었다”며 “모니터, 키보드, 중앙처리장치(CPU), 마우스를 지니고 다녀야 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애초 미니PC는 프로그래밍 교육을 위해 개발됐다. 2005년 선보인 아두이노(Arduino)나 2012년 영국의 라즈베리 재단이 만든 라즈베리pi 등도 컴퓨터 기초 교육을 위해 제작됐다.
하지만 인텔이나 HP 같은 대기업들이 미니PC에 뛰어들면서 일반 소비자들을 겨냥한 제품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글로벌 PC시장 선두업체인 HP와 레노버, 델 등은 스틱형 제품보다 좀더 전통적인 형태의 제품으로 PC 소형화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손바닥만한 상자형태의 PC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기존의 데스크탑 PC본체를 휴대가능할 정도의 크기를 줄인 것이다. HP의 스트림 미니, 레노버의 ThinkCentre M93, 델의 옵티플렉스 마이크로PC 등이 그런 PC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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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우스 형태의 미니PC '마우스박스'(좌) 와 구글의 스틱형 PC 크롬비트 |
◆ PC의 진화는 계속된다
스마트폰 보급률 증가로 PC로 온라인에 접속하던 사람들이 이제 스마트폰으로 온라인에 접속하는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
스마트폰은 PC와 달리 휴대가 간편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시장분석기관 IDC에 따르면 스마트 연결기기 가운데 스마트폰 비중은 2010년 44.7%에서 2014년에 70.7%까지 늘어났다. 이 비중은 2019년 77.8%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PC의 비중은 점차 줄어 2010년 52.5%에서 2014년 16.8%로 줄었고, 2019년 11.6%까지 감소할 것으로 점쳐진다.
모바일 기기 확산으로 수세에 몰린 PC제조업체들은 모바일 기기의 장점을 PC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곧 휴대하기 편한 기기로 PC를 탈바꿈 하는 것이다. 이미 노트북PC는 무게와 두께를 줄인 울트라슬림 노트북이 대세가 됐다. 더 얇고 가벼운 노트북이 인기를 얻자 그램 단위의 무게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데스크톱PC 역시 스마트폰 못지않은 휴대성을 갖추기 위해 진화하고 있다. 점차 몸집을 줄인 PC는 이제는 주머니 속에 휴대할 수 있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PC가 스틱형보다 더 작은 형태로 진화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반도체 기술의 발달로 부품들의 크기를 줄여 집적하는 것이 가능해진 데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발달해 저장공간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모양만 작아진 것이 아니라 전력소모, 발열, 소음이 적고 개성있는 디자인에 가격까지 10만 원대 이하로 저렴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의 발달로 PC가 높은 사양을 탑재하면서도 더 작고 눈에 잘 띄지 않는 형태로 진화해갈 것으로 본다. PC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눈에 띄지 않는 형태로 발전을 거듭해 갈 것이란 의미다.
빌 게이츠는 "기술은 여전히 복잡하고 비싸거나 그저 접근이 어려워서 많은 사람들에게 닿지 않고 있다"며 "모두가 기술의 힘에 접근할 수 있고 사람들을 서로에게 연결하고 개인 컴퓨팅이 어디서든지 가능하게 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하길 바란다"고 MS 임직원에게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